故 정현숙 씨, 코로나로 혼란스러운 시국 속 새 생명 선물

  

 

▲사진제공=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news@fnnews1.com

[파이낸스뉴스=오남경 기자]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는 코로나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장기기증을 통해 한줄기 희망의 빛을 세상에 남기고 떠난 이의 사연을 전했다. 바로 뇌사 장기기증인 故 정현숙 씨(51세, 여)다.

지난 12일, 정씨는 뇌출혈로 갑작스레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뇌사 상태에 빠졌다. 생전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던 정 씨의 뜻을 존중해 가족들은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이에 지난 17일, 정 씨는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 신장, 각막 등의 장기를 기증해 5명의 환자들에게 새 생명과 희망을 선물하며 세상을 떠났다.

정 씨는 생명나눔과 깊은 인연이 있었다. 지난 2007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강원영동지부의 초대 본부장을 역임했던 정길영 목사(현재 복지교회 시무)의 여동생이었던 정 씨는 정 목사와 함께 본부에서 근무하며 장기기증 홍보활동을 펼쳤다. 당시 뇌사 시 장기기증 희망등록에도 참여하며 생명나눔 운동을 열심히 응원해왔다. 그리고 지난 17일, 정 씨는 생전의 약속을 지키며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작별인사를 고했다. 

정길영 목사는 “여동생은 평소에도 장기기증 캠페인에 앞장서며 생명나눔의 소중함을 널리 알려왔다. 여동생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은 너무 가슴이 아프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나눔을 통해 사랑을 나눈 여동생이 자랑스럽다.”며 “누군가의 삶과 생명이 여동생을 통해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생명나눔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이렇게 동생이 생명을 나눌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동의해 준 여동생의 남편과 자녀들에게도 고맙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서울 보라매 병원 장례식장에 위치한 빈소에 ‘당신의 사랑은 영원히 죽지 않습니다’는 근조기를 세워 조문객들과 함께 고인의 생명나눔의 뜻을 기렸다. 또한 19일 오전 8시에 진행된 고인의 발인예배에서 본부 이사장 박진탁 목사가 직접 유가족과 조문객들을 대상으로 추모사를 전하며 고인의 숭고한 나눔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진탁 이사장은 “전 국민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이 시국에 숭고한 결정을 내려준 유가족들에게 감사하다.”며 “본부와 생명나눔운동을 함께 이끌었고, 마지막까지 그 약속을 지킨 고인의 사랑과 희망을 잊지 않겠다. 아름다운 기적의 소식을 들려준 기증인의 사랑이 온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기대해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본부는 故 정현숙 씨를 비롯한 국내 뇌사 장기기증인과 그 가족들을 위한 예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본부는 이들이 남겨준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2013년부터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인 ‘도너패밀리’를 위한 다양한 문화 행사 및 심리 지원 사업 등을 진행해 온 본부는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 간의 서신 교류의 허용이 가장 시급한 예우 방안임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장기등이식에관한법률에 31조 비밀의 유지에 의해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의 정보 공개가 금지되어 있어 국내에서 장기를 기증한 기증인의 유가족들은 이식인의 소식조차 알 수 없는 현실이다. 이를 반영해 지난 1월 20일, 본부는 ‘도너패밀리와’와 함께 유가족과 이식인의 교류를 막는 ‘장기이식법’ 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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