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펙티브] ‘2021 K-박람회’와 K-푸드의 “한류 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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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펙티브] ‘2021 K-박람회’와 K-푸드의 “한류 비빔밥”
  • 이인권 논설위원장
  • 승인 2021.11.1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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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논설위원장 /© news@fnnews1.com
▲이인권 논설위원장 /© news@fnnews1.com

[파이낸스뉴스=이인권 논설위원장] 지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한류 콘텐츠와 상품을 동시에 홍보하는 ‘2021 K-박람회’가 11월 1일부터 30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으로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콘텐츠와 미용품과 한식, 농식품, 수산식품, 패션, 생활용품, 중소기업 국가대표 공동상표 ‘브랜드K’ 등 다양한 한류 상품이 소개되고 있다.

1990년대 후반에 작은 시내처럼 흐르던 물줄기가 이제는 큰 바다의 해류가 되어 5대양 6대주로 흘러들고 있다. 이 문화의 파도는 일정한 방향과 속도를 갖고 있는 바닷물의 흐름을 뛰어 넘는다. 영어 표기 'Korea Wave' 곧 한류(韓流)는 흡인력이나 확장력이 뛰어나다.

어쨌든 부존자원이 풍요하지 않은 우리나라로서는 한국 고유의 문화적 자원과 감성을 바탕으로 이를 산업적 역량으로 키워나가야 한다. 그래서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한류를 통해 산업 경제 가치를 높이고 국가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박람회에서 ‘세계가 사랑하는 K-푸드’를 주제로 한 전시홍보관이 설치돼 김치와 장류, 신선식품, 가공식품 등 대표 수출품목들이 전시됐다. 여기에서는 김치 QR코드를 체험하고 한류 마케팅을 통한 김치 수출 성공사례가 발표됐다.

이런 K-푸드에 비빔밥도 빠질 수 없다. 한국의 비빔밥은 외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식단으로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비빔밥이 보편화된 메뉴이지만 특히 전주를 상징하는 음식으로 인식되어 있다.

개인적인 현지 문화적 경험에 비추어 보면, 전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비빔밥은 가장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역설적으로 가장 서양적인 미각을 자극하는 음식이라고 여겨진다. 비빔밥을 접한 외국사람은 한결같이 찬사를 보낸다.

그래서 그 지역에서는 비빔밥을 소재로 음식축제를 개최하기도 하고, 넌버벌퍼포먼스 공연작품도 제작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비빔밥을 비롯해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한 대기업과 정부기관이 협력해 글로벌 이벤트도 열었다. 이어 세계적인 축제인 에딘버러페스티벌에 진출해 우리 고유의 문화와 음식을 소개했다.

비빔밥의 예처럼 음식 자체의 특색도 있지만 그 속에는 크게는 한국과, 작게는 그 지역의 음식과 관련된 뚜렷한 전통과 얘깃거리, 말하자면 스토리텔링이라는 매력점이 있다.

그러면서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 근대사가 오래지 않은 연유로 쉽지는 않지만, 말하자면 ‘100년 전통의 비빔밥 집’ 이런 스토리가 있는 명소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기대를 해보면서 스페인의 보틴이라는 세계적인 레스토랑이 떠올려진다. 1725년에 개업하여 근 3백년의 전통을 이어오는 이 식당은 스페인 마드리드의 골목에 위치해 있어 고즈넉한 멋이 넘친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유서 깊은 정취 때문에 하루에 세계 각지에서 6백 명이 찾는 명소가 되어있다.

이제는 단순한 레스토랑의 차원을 넘어 보틴의 체험관광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이렇게 오랜 전통을 쌓아오기 까지는 보틴만의 독특한 분위기, 전통에 대한 사랑, 가족 분위기의 경영정신, 최고의 음식재료, 그리고 무엇보다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 낸 것이 주효했다.

이 세계적인 레스토랑이 자랑하는 명품요리는 다름 아닌 새끼돼지로 만드는 코치니오다. 우리나라에도 애저라는 음식이 있지만 같은 재료를 갖고도 세계적인 요리를 만들어 낸 작품성이다. 세계인들은 이 3백년 전통 음식과 와인 한잔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 스페인의 마드리드 골목을 찾고 있다.

보틴이 이처럼 명소가 된 것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것과 함께 미국의 대문호 훼밍웨이 때문이다. 그가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1926)’라는 작품에서 보틴을 묘사하게 된 것도 큰 역할을 했다. 훼밍웨이가 쓴 그 한 구절이 세계 많은 사람들이 보틴을 꼭 한번 가보고 싶어 하는 동경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다가올 시대는 꿈과 감성이 지배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문화경제학자 기 소르망의 말대로 사람들이 찾는 것은 어떤 상품의 물건 자체보다도 당시 문화의 이미지와 필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보면 보틴의 성공은 과거로의 감성여행에서 ‘역사와 먹거리의 추억나들이’(historical and nutritional slumming)인 셈이다. 전주의 비빔밥도 세월 따라 오랜 전통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명품요리가 될 수 있다.

분명한 건 보틴의 과거 3백년의 결실은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의 결실이었다. 보틴의 안토니오 곤잘레스 총지배인은 “우리는 지금 미래 3백년을 내다보며 뛰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한류가 한시적인 유행이 아닌 그야말로 한국의 문화와 스토리텔링의 자산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미시적·중시적·거시적인 비전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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