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주민들을 위해 ‘공간’ 개념을 혁신적으로 정립
교육공동체...학교-주민 하나로 잇는 가교 역할을 기대

      

▲ 소래초 학교복합시설 복합화사업 설명회 (사진=초래초) /© news@fnnews1.com

(파이낸스뉴스=김민주 기자) “공간은 사용하는 이가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힘을 얻는다. 사랑받는 공간은 점점 더 아름다워지고, 사랑받지 못한 공간은 생명력을 쉽게 잃는다.”

경기도 시흥시가 주민들을 위해 ‘공간’(space)의 개념을 혁신적으로 정립해 나가고 있다. 학교를 학생만의 공간으로 여겨져 왔던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학생과 주민이 함께 공유하는 ‘생활’과 ‘삶’의 아름다운 공동체 공간으로 가꿔가고 있다.

시대의 흐름인 융복합 시대에 부합해 학생·교직원·학부모라는 경계를 허물고 하나의 공간에서 각기 다른 역할의 주체들이 공감대를 쌓아 함께 정서를 빚는 활력의 장(場)이다. 행정용어로는 ‘학교복합시설’이지만 그 안에는 세대와 계층을 넘어 교육의 향기가 넘치고 소통의 꽃이 피는 지역사회의 ‘한누리’인 셈이다.

시흥시는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해온 제2호 학교복합시설이 소래초등학교에서 2022년 1월 본격 착공에 들어간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앞서 2019년 제1호로 개설한 학교복합시설 배곧누리초등학교의 배곧너나들이는 마을교육공동체 기능을 톡톡히 해왔다.

배곧너나들이의 설립과 운영으로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이번에 제2호 소래초등학교 학교복합시설을 태동하게 하는 원동력이 돼 마침내 새해벽두에 첫 삽을 뜨게 된다.

그동안 배곧너나들이는 학생과 주민에게 상호 이해와 교류의 공간으로 사랑받아 왔다. 특히 주민들에게는 평생교육의 장이자 소통의 플랫폼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 학교복합시설 공영주차장 관련 주민참여 실무협의체 설명회 (사진=소래초) /© news@fnnews1.com

지역사회 구심점 될 ‘제2호 학교복합시설’

학교복합시설은 학교가 부지를 제공하고, 지자체가 건설비를 부담해 공동으로 생활편의시설을 확충하는 학교-지자체 협업 사업이다. 곧 학교와 마을을 이어주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생활형 SOC 복합화사업과 맥이 닿아있다.

이번에 착공되는 소래초의 경우 학교부지 내에 주민 수요가 많은 공영주차장 이외 학생교육과 지역주민 생활에 필요한 복합시설이 들어간다. 이 시설은 교육·문화·복지·체육 등의 활동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지역 커뮤니티의 구심점이 될 전망이다.

2010년부터 거론된 소래초등학교 학교복합시설 조성사업은 2018년 시흥시·시흥교육지원청·소래초등학교가 사업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본격 시동됐다. 당초 시흥시 원도심 지역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의 일환이었던 이 사업은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2019년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지역 공동체 문화거점 조성을 위한 ‘소래초 100년 마을결합형 학교 만들기’로 우선 안심 등굣길과 지하공영주차장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해당사자 간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시흥시는 관계기관 및 지역사회와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해 냈다.

그 결과 지난 6월 학교관계자, 주민, 학교복합시설 전문가, 시흥시, 시흥교육지원청 등 관계부처로 구성된 ‘소래초 학교복합시설·공영주차장 조성 주민참여 실무협의체’가 구성돼 11월까지 기본·실시 설계(안)를 수립했다.

▲ 학교복합시설·공영주차장 조성 주민참여 실무협의체 분과대표회의 장면 (사진=소래초) /© news@fnnews1.com

학생·주민이 협력 상생하는 플랫폼으로 도약

이 사업의 추진에서 가장 중요한 안건은 학생들의 안전 확보와 주민들의 이용 편의 방안을 설계에 포함 시키고, 학생과 주민들이 희망하는 시설 구성과 공영주차장 조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었다.

그 결과 지형상 높은 위치에 있는 소래초등학교의 단차를 활용해 운동장 아래 지하 공간에는 136대 규모 공영주차장(4,341㎡)과 함께 학교복합시설(1,460㎡)이 조성된다. 또한 시설 내에는 작은도서관, 공동육아나눔터, 소규모 공연장, 운동실(GX실), 조리실습실 등도 들어서게 된다.

소공연장, 운동실, 조리실습실 등 주요 시설들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이는 학생들이 수업으로 이용하고 있을 때는 학습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주민들의 시설 사용을 조율하기 위한 것이다.

그 대신 주민들은 남쪽 마주침 공간과 작은도서관, 공동육아나눔터, 다목적 학습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 학생과 시설을 이용하는 주민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설계할 계획이다.

시흥시 관계자는 “이처럼 외부 이용자를 위한 별도의 출입구를 설치하는 등 학교시설을 독립적으로 유지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 환경을 보호 하겠다”며 “학생과 주민의 동선 분리로 안전사고 예방과 이용자 편의 도모를 통해 기본에 충실한 학교복합시설을 건립해 운영 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소래초의 100년 역사를 더욱 빛내줄 시흥시 제2호 학교복합시설은 혁신적인 변화를 상징하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내년에 시민들 곁으로 다가가게 된다.

특히 마을 공동체 프로그램, 공동 교육과정 운영 등 다양한 콘텐츠로 학생들에게 더 나아진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교육공동체를 넘어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공간으로서 학교와 주민을 하나로 잇는 가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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