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수 4년만에 2배 성장…모태펀드 비중↓·민간자금 2조원 가량↑
벤처투자자 저변 확대·민간자금 증가...벤처펀드 2년 연속 최대 실적

(파이낸스뉴스=김성훈 기자)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액은 역대 최대 실적을 훨씬 넘어 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2조300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7일 지난해 벤처투자조합(벤처펀드) 결성 분석 결과, 신규 결성 벤처펀드 수도 4년만에 2배로 성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은 9조2171억원으로 전년 대비 34%(+2조3,363억원) 증가했다. 이는 종전 최대 결성실적인 6조8808억원에서 2조3000억원 이상 증가해 역대 최초로 9조원을 돌파했다. 

분기별로도 지난해 1~4분기 모두 동분기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해 2020년에 이어 펀드 결성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4분기는 단일 분기 기준 역대 최대실적인 3조9046억원이 결성됐다. 

벤처펀드당 평균 결성액은 펀드 수가 대폭 늘면서 전년 대비 약 31.7% 감소한 228억1000만원이었다. 또한 벤처기업법 시행으로 규제가 완화되면서 벤처투자자 저변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규 결성된 벤처펀드를 결성규모별로 구분했을 때 100억원 미만의 소규모 펀드는 172개로 전년 대비 약 2.6배 증가하면서 가장 큰 비중(42.6%)을 차지했다.

특히, 100억 미만 소규모 펀드 중 등록 3년 이내 신생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창투사), 유한회사 또는 유한책임회사(LLC), 창업기획자가 결성한 펀드가 약 58.1%(100개)를 차지한다. 

이러한 소규모 펀드 활성화 추세는 창투사의 자본금 요건 완화(50억원→20억원), 창업기획자의 벤처펀드 결성 허용, 유한책임회사(LLC)의 펀드 결성요건 완화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2020년 창업기획자가 운용하는 벤처펀드 11개가 최초로 결성된 이후 지난해에는 펀드 결성 수가 약 3.7배(11개→41개) 급증했다. 이로써 전체 펀드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2배(5.3%→10.1%) 가까이 증가했으며 금액도 3786억원으로 전체 결성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5배(0.8%→4.1%) 늘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민간자금 중심의 벤처펀드가 확대됐다. 모태펀드가 민간자금을 견인하는 벤처투자 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 부문 출자가 약 2조7429억원(29.8%), 민간부문 출자가 6조4742억원(70.2%)인 것으로 집계됐다.

모태펀드 비중은 2020년 18.2%에서 지난해 17.3%로 낮아졌고, 특히 2017년과 비교하면 7.9%p(25.2%→17.3%)나 낮아졌다. 반면, 민간출자는 2조원 가까이 늘어 전체 벤처펀드 결성증가액(+2조 3000억원)의 대부분인 약 81.2%를 민간자금이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금융 출자 부문은 모태펀드(+3492억원), 성장금융(+1827억원) 등의 출자가 늘면서 정책금융 출자가 전년 대비 약 19.0% 가량(+4382억원) 늘어났다.

민간부문은 개인 출자가 약 1조원(+217.0%, +9754억원) 증가했다. 이어 법인(+83.1%, +7544억원), 벤처캐피탈(VC)(+84.1%, +5060억원) 등의 출자도 크게 증가하면서 민간부문 출자 증가를 선도했다.

특히 개인 출자액의 큰 증가는 출자자 수의 급증(+232.2%, +1918명)과 2020년 부실펀드 사태로 축소된 특정금전신탁의 출자 회복(+270.7%, +5276억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결성된 1000억원 이상 벤처펀드는 21개이며, 결성금액은 총 3조570억원으로 전체 결성금액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특이한 점은 이전의 대형펀드들은 대부분 정책금융이 주 출자자(메인 앵커)였으나, 21개 중에는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하지 않은 펀드도 3개나 됐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지난해 벤처펀드가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9조원을 돌파한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며 "특히 모태펀드의 비중은 낮아지면서도, 제도적인 규제 완화로 벤처투자자 저변이 확대되고 민간자금이 크게 증가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기부는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해 제2벤처 열기를 더 확산하되, 민간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지속하기 위해 스타트업이나 투자자들 모두 벤처투자 생태계의 건전성에도 신경을 써야 할 시기”라 덧붙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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