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니어보드 혁신원정대’ 운영...기업문화 개선 적극 추진
- 상사에 의한 몰상식한 행태의 ‘직장 내 괴롭힘’ 폭로 파장
- 기후솔루션, 글로벌 녹색채권 ‘그린워싱’ 의혹 제기 신고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만성 적자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가운데 주니어보드간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소통을 통한 직원들의 결속과 동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한국전력공사)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만성 적자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가운데 주니어보드간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소통을 통한 직원들의 결속과 동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공사 김동철 사장은 취임 후 무엇보다 먼저 창사 이래 최악의 만성 적자를 해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내부 결속을 통해 직원들의 헌신적인 동참을 이끌어 내야하는 입장이다.

한전의 조직 공동체가 위기 해결에 한 뜻을 모으기 위해서는 '소통'을 기반으로 한 기업문화 혁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은 이를 위해 조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MZ세대들의 참신한 사고를 진작시키는 취지에서 ‘주니어보드 혁신원정대’ 730명을 운영하고 있다. 

혁신원정대는 단순하게 개괄적인 기업문화 개선활동 참여를 넘어 구체적으로 다양한 본사 태스크포스(TF)와 정책참여를 통해 의견을 개진하는 등 업무분야 전반으로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사업소 단위의 자체 주니어보드 활동까지 연계해 인원과 활동 분야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주니어보드들은 한전의 재무위기에 대해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를 똑바로 마주보고 이겨내고 싶다’라는 자세로 3개월여 간 스터디를 통해 그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고서로 엮어 전 직원과 공유했다.

김동철 사장도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활발한 소통을 강조하며 최근 주니어보드 200여명과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직원들과  회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며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전 경기본부 갑질 관련 게시글이 직장인 익명게시판에 올라와 한전 내부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경기지역본부 지사 소속으로 추정되는 게시글 작성자 A씨는 사내에서 자행돼 온 상사에 의한 몰상식한 행태의 '직장 내 괴롭힘'을 폭로했다.  

A씨는 "모 지사장이 품의 글씨가 마음에 안든다며 결재판을 집어 던지는가 하면 심한 폭언과 함께 동료 직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모욕을 일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회사 승진하려면 회사평가가 얼마나 중요한데 지금처럼 그러면 안된다. '무슨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속적인 폭언을 한다"고 덧붙였다.

한전은 이같은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내부조사 등 대응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그린워싱 홍보 유튜브 캡처)
(사진=그린워싱 홍보 유튜브 캡처)

이와 함께 한전이 발행한 해외 녹색채권에 대해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한전은 현재 20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부채를 안고 있으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건전화 작업을 수립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전은 해외에서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쓰여지고 있다고 대외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사용처를 일부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채무를 갚는 데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그린워싱’  의혹이 제기됐다.  

기후위기 대응 비영리법인 '기후솔루션'은 지난 20일 한전이 발행한 글로벌 녹색채권이 그린워싱 의혹이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와 환경부에 각각 표시광고법 위반과 환경기술산업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기후솔루션은 오는 4월 중 이 문제에 대한 신고 고객불만을 제출한 뒤, 충분한 소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소송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7일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한전은 석탄과 LNG 등 화석연료에 의존한 재무구조 탓에 누적 적자가 최대 50조원까지 증가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국내에서 2022~2023년에 약 43조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이같이 막대한 규모의 한전채는 채권시장의 블랙홀로 작용해 한정된 현금 흐름을 독점하고 일반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위축하면서 금융시장 전체가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됐다. 이에 금융당국의 촉구로 한전은 회사채 발행을 제한했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본사 사옥.  (한국=한국전력공사)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본사 사옥.  (한국=한국전력공사)

이에 따라 한전은 적자 사태의 압박이 지속되자 해외 금융시장으로 방향을 돌렸다는 것이 기후솔루션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2022년 16억 달러, 이듬해 7월 10억 달러, 올해 1월 12억 달러(약 1조 6천억원) 규모의 글로벌 녹색 및 지속가능 채권을 발행했다.

글로벌 녹색채권 발행은 재생에너지, 전기차 인프라, 에너지효율 개선, 중소기업 지원 및 일자리 창출 등의 부문에 사용하는 것을 명목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실제 한전이 발간한 2023 녹색채권 보고서에는 글로벌 녹색채권으로 발행된 총 16억 달러의 수익금 중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재생에너지 연계를 위한 전력망 인프라 구축 사업 등에 약 8억 1천 달러만 할당된 것으로 명시됐다.  

기후솔루션은 나머지 미할당된 수익금의 사용처는 공개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전은 당사 홈페이지에 국내 최초 4년 연속으로 총 16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그린본드 채권을 발행했고, 조달한 자금이 국내외 재생에너지 사업 등에 활용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알리고 있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채권 발행을 확대해온 한전의 상황을 고려하면, 해외에서도 발행된 녹색채권 대부분도 이 화석연료 채무를 갚는 데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한전은 글로벌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은 친환경 분야로 용처가 미리 결정된 채권이라고 반박했다.

한전 측은 "미공개된 추가 할당 내역에 대해서는 상반기 중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라며 "조달 자금은 신재생 지분투자, 신재생에너지 계통 연계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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