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1 21:43 (수)
[이인권 칼럼] 한국사회 '서열주의' 문화 혁신돼야 한다
상태바
[이인권 칼럼] 한국사회 '서열주의' 문화 혁신돼야 한다
- 진정한 경쟁력이란 ‘최고’가 아니라 ‘최적’이 되는 것
- 한국사회, 출세주의에 ‘긍정적인 정서교류’ 기반 미흡
- 개인에게 합당한 목표나 삶의 의미와 가치 추구 필요
  • 이인권 논설위원장
  • 승인 2020.01.11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인권 논설위원장 / ©news@fnnews1.com
▲이인권 논설위원장 / ©news@fnnews1.com

[파이낸스뉴스=이인권 논설위원장] 문화는 한 사회 구성원들의 감정과 정서에 깊게 영향을 끼친다. 그에 따라 국가의 문화나 국민의 정서가 형성되기도 하는 것이다. 동물과 달리 인간의 감정이나 정서는 표정이나 언어나 행동을 통해 표출되기 때문에 그런 과정에서 한 사회의 문화적 특성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정서 표현이 인간의 보편적인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라 그 방식과 정도는 다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문화가 사회 구성원들의 정서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반대로 사회정서가 그 공동체의 문화에 의해 특정되는 ‘상호연관성’ 곧 ‘쌍방향성’이 있다.

이러한 정서는 당연히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긍정심리학자인 미 미시간대 바버라 프레드릭손 교수에 따르면, 정서교류는 심대한 사회적 영향력을 갖게 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거나 강화하기도 하는가 하면 증오와 불화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한국사회는 ‘긍정적인 정서교류’ 기반이 미흡하다. 지금껏 비교와 출세 지향의 사고방식이나 실천양식이 지배하다보니 긍정적인 사회문화체계가 정착되지 못했다. 경제적인 성장은 이뤄냈지만 자긍심, 감사, 만족감, 기쁨, 희열 등과 같은 긍정성을 체험하지는 못해 행복수준은 갖추지 못했다.

특히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중시하다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경쟁이란 게임은 이기는데 목적이 있게 되어 당연히 일등을 추구하게 된다. 어느 누가 경쟁이라는 레이스에서 일등을 원치 않겠는가? 모두가 산술적인 개념으로 ‘일등’, ‘최고’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그 오로지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일등만을 추구하다보니 참다운 긍정의 자세를 갖기가 어렵다.

지금 우리사회의 모든 문제는 일등주의에서 비롯된다. 그 하나밖에 없는 일등을 위해 맹목적으로 뛰고 달리고 야단들이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1%의 일등 외에 99%는 일등이라는 찬란한 월계관을 쓰지 못한다. 그래서 만족하지 못해 또 하나의 일등을 차지하려고 끊임없이 다툼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모두가 생각을 바꾸어야 할 시점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적합하고 합당한 목표나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나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만이 갖는 무 순위 경쟁력의 차별성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순위의 관점에서 보아 결코 일등이 아니지만 자신만이 누릴 수 있는 있는 차별화된 능력이며 만족감과 행복감을 주는 것이다. 요제프 킬슈너는 ‘자기와 다른 사람을 비교해 누가 우위인지를 따지는 사람은 여유를 갖지 못하며 평온한 생활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여기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기회나 환경’이 바로 차별성이다. 최적이란 목표는 순위와는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최적화를 이룬다는 것은 나만의 능력, 나만의 가치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순위를 매길 수가 없다.

누구나 각자의 독특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모든 사람의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내재된 특기나 능력은 각자가 다 다르다. 모든 사람들을 획일화된 기준(benchmark)으로 서로 비교할 수 없는 이유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잠재된 능력을 개발하여 독자적인 위상을 확보하게 되면 그것이 차별화가 된다. 차별화된 재능은 그 자체로서 경쟁력이 되며 경쟁이라는 치열한 레이스를 펼칠 이유도 없다. 유대인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남보다 뛰어나려 하지 말고 남과 다르게 되라”고 가르친다.

그래서 진정한 경쟁력이란 ‘최고’가 아니라 ‘최적’이 되는 것, 곧 Be Optimal, Not Top(BONT)‘이다. 그것은 1등, 2등, 3등...의 서열이 아니라 무 순위에 속한다. 순위가 없는 것처럼 안정적이며 확실한 것은 없다. 그것은 비교할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자신만의 유일한 가치다. 헤르만 헤세는 ’중요한 일은 자기에게 부여된 길을 한결같이 똑바로 나아가고, 그것을 다른 사람의 길과 비교하거나 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한국사회는 개인의 존재감을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측정하며 평가하는 풍토가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특히 내면적이고 정신적인 가치보다 외형적이고 물질적인 척도로 사람을 판별하는 비교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한국사회의 비교문화와 순위에 집착하는 서열주의의 병폐를 청산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진정한 선진국가와 행복국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탁월한 인물의 특성 중 하나는 결코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을 자기 자신, 즉 자신이 과거에 이룬 성취와 미래의 가능성하고만 비교한다.”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말이다.

▷이인권 논설위원장 · 문화커뮤니케이터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CEO)를 역임하였다. ASEM ‘아시아-유럽 젊은 지도자회의(AEYLS)‘ 한국대표단,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상임위원,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를 지냈다.

<긍정으로 성공하라>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경쟁의 지혜> <예술경영 리더십> 등 14권을 저술했다. 한국공연예술경영인대상, 창조경영인대상, 자랑스런 한국인 인물대상,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로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