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원격근무 → 하이브리드 근무로 '뉴노멀' 정착
마이크로소프트, ‘2022 업무동향지표'(WTI) 보고서 발표

기업들은 원격업무 체계에서 유연성을 가미한 '하이브리드 근무' 제도를 본격 도입하고 있다. (FN DB)
기업들은 원격업무 체계에서 유연성을 가미한 '하이브리드 근무' 제도를 본격 도입하고 있다. (FN 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3년째  장기화 되면서 기업들은 원격업무 체계에서 유연성을 가미한 '하이브리드 근무'(hybrid work) 제도를 본격 도입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는 근로자와 고용주가 사무실과 집 중 어디에서 업무를 수행할지를 적절하게 조정해 결정하는 유연한 근무형태다.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 세계적으로 사회적거리두기가 보편화 되자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재택근무가 익숙하지 않았던 환경에서 새로운 근무 양식은 처음에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회사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워라벨에 부합되고, 효율성·생산성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기만의 근무공간을 선호하고 주위 간섭을 싫어하며 디지털에 숙달된 MZ세대 근로자들에게는 더 없이 매력적인 근무형태로 받아들여졌다.

이렇게 새로운 시도인 하이브리드 근무제는 신생기업(스타트업)이 유능한 인력을 유치하는데는 만능키 역할을 했다. 미국에서는 '집이나 사무실에서 편하게 일할 수 있다'라는 구인 광고에 능력있는 구직자들이 몰려들었다. 

직원들이 출퇴근에서 벗어나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근로 양식은  고용주에게는 사무 공간 확보나 회사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요인이 됐다. 또 직원들로서는 자기만의 공간에서 디지털 시스템으로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업부 몰입도가 크게 향상됐다.

물론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모든 업종에의 적용시키기는 한계가 있다. 조립라인이나 제조 같은 특정 유형의 작업과 육체노동을 필요로 하는 현장 근로자들은 유연근무를 할 수가 없다. 기능면에서 온라인으로 정보나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고,  줌(Zoom) 또는 디지털 기기로 면대면 소통이 가능한 지식작업은 하이브리드 형식이 더 생산적일 수 있다.  

급속한 디지털 변환의 시대, 코로나19로 촉발된 재택근무가 하이브리드 모델로 진화하는 추세는 뉴노멀로 정착돼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하이브리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

이를 위해서는 근로자나 고용주나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근로자로서는 지속적으로 집에서 일을 하게 될 경우 직장 동료와의  물리적 대면 소통 기회가 적어 소외감·고립감을 느낄 수 있고 회사에 대한 소속감이 낮아질 수 있다.

이에 대해 고용주는 직원들의 긍정적인 정서 심리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으며, 근로자가 집을 사무공간으로 활용하는데 따른 부대 설비나 운영 환경이 갖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신적인 휴식을 위한 복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혼합)라는 용어가 시사하듯 여건에 맞춰 주 몇 차례 사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복합 방식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한다. 이 경우 사무실에 각 직원 개별 보다 '공동책상'(핫데스킹·hotdesking을 배치할 것을 권장한다.  실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기업들은 완전한 재택체계가 아닌 엄밀한 의미의 하이브리드 개념을 준수한 기업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디지털 기업 마이크로소프트가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2022 업무동향지표'(WTIㆍWork Trend Index) 보고서를 발표하고 하이브리드 업무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하이브리드 업무환경으로의 전환을 계획하는 기업을 위한 주요 트렌드를 제시했다.

설문조사에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31개국 3만1000명이 참여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365(Microsoft 365)에서 발생하는 생산성 신호와 링크드인(LinkedIn)의 노동 트렌드도 반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먼저 근로자의 일에 대한 우선순위로 자신의 건강과 웰빙을 꼽았으며 설문 응답자의 53%를 차지했다. 실제로 18%는 일의 우선순위가 맞지 않아 사퇴했으며 MZ세대 중 52%는 새로운 직업을 고려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근무방법, 장소, 시간 등과 함께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지금의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는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 대책의 일환으로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현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근로자의 38%는 사무실 근무 복귀 시기를 궁금해 했으며 43%는 회의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하이브리드 업무 활성화를 위한 '2022 업무동향지표'(WTI)를 발표했다. / ⓒ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가 하이브리드 업무 활성화를 위한 '2022 업무동향지표'(WTI)를 발표했다. / ⓒ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365의 생산성 트렌드에 따르면 비대면 회의·채팅 횟수가 늘어나는 만큼 초과근무 시간도 비례해 증가했다. 2020년 3월 이후 협업 플랫폼 팀즈(Teams) 사용자가 일주일간 회의에 할애한 시간은 252%나 증가했다. 또한 시간외 근무는 28%, 주말근무는 14% 늘었다.

한편,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근무자가 팀워크를 유지했지만 원격 근무자의 경우 절반만이 팀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는 동료와의 인간관계 구축이 중요하며, 특히  회사에서 소외되기 쉬운 신입사원과 원격근무자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라드 스파타로 마이크로소프트 모던 워크 부문 부사장은 “장기화된 팬데믹으로 인한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에서 직원들은 업무 유연성과 웰빙을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직원들의 기대를 수용하며, 조직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구축된 하이브리드 업무환경이 모든 사람들에게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반적으로 하이브리드 업무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조직문화 규범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하이브리드 근무제가 뉴노멀로 정착돼 근로자의 소속감과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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