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코로나19...직장 전통 '회식 문화' 변화
인쿠르트 설문조사, 워라벨과 술자리 회식 '이견'

직장인 10명 중 9명 이상은 변화된 직장 내 '회식문화'에 만족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DB
직장인 10명 중 9명 이상은 변화된 직장 내 '회식문화'에 만족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DB

'회식'(會食), 말 그대로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사회에서 회식은 살아가는 중요한 방식 중의 하나다. 회식은 개인적·사회적 소통을 하는데 목적이 있지만 그 과정에는 한국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배어있다.

그런데 한국 직장의 뿌리 깊은 전통으로 자리 잡은 그 회식문화가 바뀌고 있다. 디지털 시대가 오기 전 아날로그 시절에는 직장에서 회식은 절대적인 소통의 수단이었다. 개인의 가치보다 집단주의 경향이 짙었던 예전에는 회식이 조직의 윤활유처럼 직장문화의 중심이 됐다.

그러다 개인주의 성향을 갖는 MZ세대가 조직 사회 근간을 이루면서,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후 사회적 거리두기, 집합금지, 재택근무제가 일반화 되면서 회식의 기회가 멀어졌다.

설사 회식자리가 마련되더라도 전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MZ세대 등장과 코로나 대유행으로 회식문화가 변한 것이다. 그들은 상사가 원하는 회식자리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으며 일과 중의 공식 업무 외엔 개인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회식에 참여한다해도 톱다운식 훈계보다는 자신들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수평적 소통을 원한다.

MZ세대들은 '119' 방식, 곧 '1주일 전 공지, 1차에서 끝' 9시 전에 마무리'를 선호한다. 그래서 요즘은 직장에서 꼭 필요한 회식을 하더라도 MZ세대 직원들의 기호와 취향에 맞게 일정, 메뉴, 방식을 선택하는 게 대세가 됐다.

(자료=인쿠르트)
(자료=인쿠르트)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일상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었지만 이렇게 달라진 회식문화에 직장인 10명 중 9명은 만족하고 있었다. 

8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회식 현황과 새로운 회식문화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회식문화에 대해 '매우 만족' 32.3%, '대체로 만족' 62.2% 등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이 달라진 회식문화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달라져서 좋아진 점에 대해서는 '시간 단축과 1차에서 마무리'가 61.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소규모 인원 회식' 36.7%, '점심회식' 31.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직장 근무가 정상화되면 회식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선호하는 회식 형태에 대해서는 세대별 차이를 보였다.

20·30대 MZ세대 중심으로 '음주 없는 점심'이 45.8%로 1위를 차지했으며, 다음 40·50대 기성세대에서는 '퇴근 후 음주를 곁들인 저녁'이 29.7%로 나타났다. 회식을 둘러싸고 신·구 세대의 입장도 확연히 달랐다.   

이에 앞서 사람인이 직장인 6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직장인의 약 60%가 회식문화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코로나가 발생 전인 2019년에 64.5%의 직장인이 회식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불이익을 받았다는 경우도 31.1%로 나타났다.

인쿠르트가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 20·30대를 대상(796명)으로 '어떤 형식의 회식을 원하는가'에서는 △'점심을 이용한 맛집 탐방'(28.4%) △'음주가 없는 간단한 저녁 식사'(27.6%)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회식 자체를 선호하지 않음'(16.8%) △'기존 회식에서 벗어난 이색 회식'(16.1%) △'술자리'(9.9%) 등 순이었다.

전체적으로 MZ세대가 가장 힘들어하는 회식 형태는 수 차례 이어지는, 음주가 필수인 퇴근 후 저녁 모임이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벨'(Work-Life Balance)이 중요시되는 시대에 회식에 대한 입장은 세대에 따라 이견이 존재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

이에 따라 모두가,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한국 사회 직장 내 회식문화를 만들 수는 없을까?

Copyright © 파이낸스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