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자살 위험↑, 노년층 자살률↑
지역사회 각계 앞장섰다 ..."더이상 자살은 안돼요!"

파주시 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설 자살예방센터.  / ⓒ 파주시청
파주시 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설 자살예방센터. / ⓒ 파주시청

[파주=파이낸스뉴스] 김민주 기자= 파주시가 지자체를 중심으로 유관기관, 행정기관, 학교, 정신의료기관, 자영업자 등과 함께 자살예방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이어 코로나19 감염병까지 장기화되면서 지역에서 우울감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이에 지역사회 각계가 자살 예방 활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 주민 마음 보살피는 약국, 의원, 부동산 등 316개소 

주민들의 정신건강을 챙기며 자살예방에 참여하는 '우리동네 마음건강 약국'도 106곳에 이른다. 마음건강 약국은 내방하는 주민 중에 자살이 우려되는 경우 유관기관에 의뢰해 적극적으로 생명보호에 나서고 있다.  

2018년 시작된 마음건강 약국 사업은 전체 159개소 중 66.7%가 가입해 활동하고 있으며 약사들은 매년 '게이트키퍼' 교육을 받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마음건강사업은 2017년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시작됐으며, 현재는 동네의원(43개소)과 한의원(23개소)이 함께 활동하는 등 요양기관만 172개소가 동참한다.

파주시는 자살의 경우 전문 정신 의료기관에서 상담 및 치료를 받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접근성이 좋은 요양기관이 예방을 위한 게이트키퍼가 돼야 한다고 파악했다. 일선 약국과 의원 등은 주민과의 친밀도가 높아 단골 고객군이 형성된다. 이에 의료 전문가에 대한 신뢰도가 커 적기에 자살 위험군에 대한 조치가 가능하다.

시는 지난해부터 부동산, 숙박업소도 게이트키퍼로 양성해 우리동네 마음건강사업을 확대했다. 자살빈발 주택지역의 부동산 10개소를 ‘마음건강 부동산’, 숙박업소 6개소를 ‘마음건강 숙박업소’로 지정했다. 

이들은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 발견하고,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같은 사업은 해당 요양기관과 부동산뿐만 아니라 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이 함께 협업한다. 

 '우리동네 마음건강 약국' 협력 체결. / ⓒ 파주시청
'우리동네 마음건강 약국' 협력 체결. / ⓒ 파주시청

▷ 정신 건강 살피러 찾아가는 서비스, '파주마음동행’

도·농복합도시인 파주는 노인들이 자살 사망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맞춤형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건강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도록 읍·면·동별로 찾아가는 ‘맞춤형 노인자살예방사업’이 대표적이다.

또한 자살은 대상의 구분이 없는 만큼 찾아가는 정신건강서비스인 ‘파마동(파주마음동행) 마음안심 버스’를 지난해부터 운행하고 있다. 파마동 마음안심 버스는 주 2회 자살빈발지역을 순회하며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전문 상담을 진행한다. 또 자살고위험군 발견 시 유관기관에 치료 및 상담을 연계한다.

시는 올해부터 택시업계와 협업해 파마동 서비스를 확대한다. 자살 시도 후 구조된 시민의 안전한 귀가를 돕기 위해 파마동 택시 사업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과 택시회사, 센터, 보건소 등이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사후관리를 하게 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살시도자가 지속적인 관리를 받으면 자살위험도가 감소한다. 관련 통계를 보면 자살시도자가 단 1회 사후관리를 받을 경우 자살위험도는 14.4%인데 비해 4회만 사례관리를 해도 그 위험도는 6.5%로 크게 줄어들었다.

시는 의료기관에서만 사례관리를 받거나 응급실에서 퇴원 후 상담 등 지속적인 관리를 받지못해 재차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 자살시도 원천차단, 위험도구 관리 철저…환경 개선

파주는 자살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번개탄 판매업 128개소를 ‘생명사랑 실천가게’로 지정해 주민의 위급신호를 감지해 생명구조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한 판매업소에서는 자살을 시도하려 번개탄을 구입하려던 단골 고객을 구한 사례도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시는 촌지역에 농약안전보관함 606개를 설치했다. 주된 자살 수단 중 하나인 번개탄이나 농약 등의 관리를 철저히 해 자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소방서 구급팀 및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와 협약을 통해 음독 자살을 시도하는 사례를 의뢰하는 체계를 구축한 음독자살예방사업도 펼치고 있다.

자살 충동에 노출된 우울증 노인과 자살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까지 지속적인 관리에 나서고 있다. 사례별로 개별 및 집단 프로그램을 구성해 매달 자조모임과 안부전화 걸기 등을 통해 자살 재시도율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살은 주변의 작은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시는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시키고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시민들의 참여도 독려하고 있다. 2017년부터 해마다 ‘파주시 생명사랑 자살예방포럼’을 열어 연도별 자살 현황 및 원인을 분석한다. 또한 대안 마련을 위해 전문가와 관련 단체들이 머리를 맞댄다.

파주시가 펼치는 '괜찮니' 캠페인 자료. / ⓒ 파주시청
파주시가 펼치는 '괜찮니' 캠페인 자료. / ⓒ 파주시청

지난해부터 도서관에 ‘괜찮니 ZONE’을 설치해 생명존중에 관한 서적을 공유하고, 우편함을 만들어 시민 누구나 고충을 토로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뒀다.

이처럼 파주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지쳐가는 시민들이 다함께 힘을 모아 이겨낼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자살예방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파주는 타 지역에 비해 노인인구의 비중이 높은데다 신도시 조성으로 신규 인구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연이은 재난상황에다 급격한 변화로 인해 시민들이 힘들어 하지 않도록 유관기관과 지역사회가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것이며, 이들과 함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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