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콘텐츠의 세계 최고 수준 도달 입증
"경쟁력 있는 스토리텔링 바탕이 평가돼"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헤어질 결심'으로 박찬욱 감독(왼쪽)이 감독상, 배우 송강호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한국 영화 '브로커'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헤어질 결심'으로 박찬욱 감독(왼쪽)이 감독상, 배우 송강호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한국 영화 '브로커'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영화가 세계적 권위의 칸국제영화제에서 그 저력을 발휘했다.

2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2개 경쟁 부문에서 동시에 수상자를 배출하는 역사를 쓰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쳤다.  

'헤어질 결심'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브로커' 주연 배우 송강호는 남우주연상을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번 수상은 앞서 칸영화제를 비롯한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이미 주목받아온 한국의 대표적 영화인들의 성과다. 아울러 한국 콘텐츠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세계를 사로잡은 한국영화는 풍부한 스토리텔링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 속에 한국다운 이야기를 영상으로 잘 담아내는 역량이 바탕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런 힘이 가능했던 것은 숱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독특한 역사적 배경과 역동적인 사회 특성, 디지털 강국이라는 강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일제의 식민 지배와 군사독재, 민주화 투쟁 등 굴곡 많은 한국 사회의 역사는 스토리가 풍부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된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이날 시상식 후 "한국 관객들이 웬만한 영화에는 만족하지 못한다"며 한국 영화의 발전 배경에는 국내 관객들의 높은 눈높이가 있었다는 견해를 밝혔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이 (한국) 문화 콘텐츠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러한 기반을 토대로 성장한 한국영화는 이번 칸영화제에서 2개 부문 동시 수상이라는 성과를 거두면서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글로벌 수준에 걸맞게 다른 나라와의 협업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화제 출품작만 보더라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중화권 배우 탕웨이가 주연을 맡았고, '브로커'는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영화인 '브로커'에는 한국 톱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두 수상작은 한국 감독들이나 배우들이 글로벌 시장의 주류로 편입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제는 우리나라 배우들이 외국 작품에 들어가고, 한국 감독들은 외국 배우들이 나오는 작품을 연출하는 흐름이 더 일반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칸 영화제에서 동시에 영광의 수상을 차지한 송강호와 박찬욱 감독은 오늘 오후 각각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송강호는 31일 열리는 ‘브로커’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박찬욱 감독은 2일 열리는 ‘헤어질 결심’ 제작보고회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Copyright © 파이낸스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