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차 OECD 국세청장회의(FTA) 호주 시드니 개최
김창기 국세청장 참석..."디지털세 서식 등 국제 합의 필요"

지난해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OECD와 130개 회원국이 제안한 대규모 다국적 디지털 기업의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글로벌 세제개혁'에 대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  (사진= G7 멀티미디어)
지난해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OECD와 130개 회원국이 제안한 대규모 다국적 디지털 기업의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글로벌 세제개혁'에 대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  (사진= G7 멀티미디어)

디지털 산업이 성장하면서 '디지털세(Digital Tax)' 도입이 조세행정의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디지털세는 온라인 기반으로 한 산업이 부상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비즈니스 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하면 해당 국가가 일정 세율로 세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하는 개념이다.

가령 미국 기업이 한국에서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판매하게 되면 우리나라가 이 기업에 세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한국의 기업이 미국에서 온라인 상거래를 통해 소득이 발생하면 해당 세금을 내야 한다.

지금까지는 글로벌 기업의 고정사업장(공장·지사) 설립 소재 여부에 따라 해당국가에 법인세를 냈다. 하지만 다국적 온라인 서비스 기업은 물리적인 고정사업장이 없이도 생산·유통이 가능하게 돼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 조세 구조로 돼 있다. 

특히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미국의 온라인 서비스 기반 거대 IT 기업들은 오히려 세계 시장에서 호황을 누리며 막대한 수익을 냈다. 그러나 세계 각국에서 소득을 거두면서도 해당 국가에는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특히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이른바 '5대 빅테크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며 법인세가 낮은 특정 국가에 본사를 두고 매출을 신고해 막대한 법인세를 회피해 왔다. 심지어 미국조차도 이들 기업들을  견제해 왔던 터에 이번 국제적 조세 공조에 적극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관련국가들의 디지털세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돼 2024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미 지난해 7월 1일 기준 OECD는 디지털세에 대해 130개 회원국의 합의를 이뤄낸 바 있다. 

지난 2020년 9월 5일 EU 집행위원회 파올로 젠틸로니 집행위원은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거대 IT 기업들이야말로 진정한 승리자로 유럽에서 합당한 세금을 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OECD의 제15차 국세청장회의(FTA· Forum on Tax Administration)가 28일부터 30일까지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됐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52개국 국세청장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각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세 행정 운영방향, 디지털세의 성공적 집행을 위한 국제공조 전략 수립, 국세 행정의 디지털 전환 전략 등을 논의했다.

김창기 국세청장(왼쪽)이 밥 해밀턴 OECD 국세청장회의 의장 및 캐나다 국세청장(가운데), 크리스 조던 호주 국세청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세청)
김창기 국세청장(왼쪽)이 밥 해밀턴 OECD 국세청장회의 의장 및 캐나다 국세청장(가운데), 크리스 조던 호주 국세청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세청)

이번 회의에 참석한 김창기 국세청장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디지털세에 대해 "차질 없는 집행을 위해 전문성 있는 인력 양성, 정보 신고 관련 표준신고서식 개발 및 신고서 제출방법 등에 관한 국제적 합의 도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회원국들도 이런 내용에 공감을 표하며 디지털세가 기존 각국 국내 세법과 조화롭게 공존하며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최근  정보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디지털 형태로 가공된 다양한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산업화가 보편화 되면서 기존의 전래 기업들도 온라인 사업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디지털세는 글로벌 조세체계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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