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요소

산업 영역에서 ‘지식재산’의 가치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강대국들은 일찍이 지식재산을 둘러싼 주도권을 둘러싸고 첨예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류’가 세계시장에서 각광을 받기 시작하며 지식재산에 대한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그래서 정부는 2018년 6월 지식재산의 창출·보호 및 활용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매년 9월 4일을 ‘지식재산의 날’로 지정했다. 이날은 우리나라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날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식재산의 날로 정한 것이다.

지식재산의 날로 지정된 2018년 6월 20일은 앞서 2011년 5월 19일 제정 공포된 ‘지식재산 기본법’에서 게임산업진흥 관련 다른 법률의 ‘지적재산권’이었던 용어를 ‘지식재산권’ 개념으로 변경한 일부개정안(2017년 12월 19일)이 시행에 들어간 날이다.

만시지탄이었지만 우리나라는 지식재산에 대한 가치를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흘렀다. 처음 지식재산 기본법 제정을 정식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3월 제1차 지식재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하면서다.

당시 이미 세계무대는 지식재산의 창출과 활용을 중심으로 시장의 기류가 급변하면서 지식재산의 신속한 권리화와 권리침해 방지가 절박해진 상황이었다. 지식재산이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로 떠올랐다.

일찍이 미국은 세계를 지배하는 문화 콘텐츠 자산을 바탕으로 지식재산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설정했다. 그러면서 자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나라마다 지식재산을 최우선적으로 강조했다.

일본도 우리보다 앞서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인식해 총리 직속의 위원회를 통해 기반 구축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우리와 뒤져 있던 중국 역시 지식재산을 중국경제의 3대 핵심전략으로 내세워 과학기술, 인재와 함께 역점을 쏟기 시작했다.

이들 국가들 모두 지식재산 관련 니즈에 대한 신속 대응을 위해 미국은 국가위원회를, 일본과 미국은 지식재산 전문위원회 조직을 설치해 전술과 전략을 총괄하게 했다. 지식재산에 잠재력을 일찌감치 꿰뚫어 본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식재산 기본법을 제정하면서 주요 정책과 계획을 심의·조정하고 그 추진상황을 점검·평가하기 위해 대통령 소속으로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설치했다. 지식재산 기본법의 제1장 총칙 제1조는 이 법의 목적을 ‘지식재산의 창출·보호 및 활용을 촉진해 우리 사회에서 지식재산의 가치가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과거의 물질 자산에서 무형의 지식자산으로 비중이 커진 현재 한류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21년 전 세계를 강타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영상이나, 그에 앞서 세계인을 사로잡은 BTS 노래 등 모두가 우리의 대표적인 지식재산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이러한 한류 강세는 우리나라가 갖는 국가 경쟁력이다. 해외 특허 등을 주로 사용하는 국내 제조 산업 구조를 고려하면 저작권 무역수지가 전체 무역수지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세부적으로 보면 게임 등 컴퓨터프로그램 및 데이터베이스 저작권을 포함하는 연구개발(R&D)·소프트웨어(SW) 저작권 무역수지가 견실한 흑자기조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 분야, 특히 국내 엔터테인먼트사들의 한류 콘텐츠 수출 등이 무역수지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한류 확산에 따른 경제적 파급력은 관련 산업의 생산과 부가가치 유발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콘텐츠 시장 규모는 총 2조4000억 달러에 이른다. 여기에서 미국·중국·일본이 1~3위이고 한국은 623억 달러(점유율 2.6%)로 세계 7위를 차지했다.

한류 열풍으로 우리나라 콘텐츠 수출은 지난 10년 간(2010~2019년) 연평균 증가율이 13.9%에 달해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세계시장에서 K-팝을 비롯한 국내 방송·영화 등의 인기로 한국산 음향 영상과 관련 서비스 수출액은 연간 9억 달러로 세계 9위에 달한다. 이제는 대중문화 중심에서 한국 문화 전반으로 영역이 확대되며 아시아에서 남미까지 한류가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다.

부존자원 기반이 취약한 데다 해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더욱 역점을 둬야 할 부문은 바로 지식재산이다. 그런 만큼 우리의 무한한 창의적 무형자산을 통한 지식재산의 인프라를 더욱 견고하게 구축해야 한다. 지식재산 강국을 위해 유·무형의 콘텐츠를 미래의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시키는 것이야 말로 우리의 국부를 창출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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