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감기약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감기약의 원료인 아세트아미노펜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선제 조치에 나섰다.

21일 식약처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감기약 원료의 80%를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는데 최근들어 의약품 원료 품귀현상이 발생해 국내 공급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식약처는 최근 중국의 코로나로 인한 지역봉쇄 완화로 감기약 등 의약품 증가가 예상돼 감기약 공급 안정화 차원에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감기약 원료를 수입하는 업체에 해당 물량을 조속히 확보해 둘 것과 원료 제조원 추가 등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조치를 강구할 것을 당부했다. 

이 같은 조치는 이달에만 세 번째로 이달 초 18개 제약회사에 아세트아미노펜 제재의 감기약 18개 제품에 대한 긴급생산명령을 내렸다. 7일에는 감기약 원료 선제 확보를 요청한 데 이어 이번에는 공급망 다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국내에 필요한 감기약 생산은 정상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내 상황에 따라 의약품 원료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시 안정을 담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식약처는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독감·코로나 환자 확산이 예상되는 데다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도 21일 0시 기준 8만8172명으로 98일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감기약의 수요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환자 증가세를 대비해 식약처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약 가격을 70원에서 90원으로 인상해 실제 생산량이 늘어났지만 수급 안정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제약회사 측로서는 감기용 해열·진통제는 수익성이 낮아 가격 인상만으로는 충분한 동기를 부여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근본적으로 중국에 편중된 감기약 원료 공급망을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을 원료의약품으로 등록한 91건 가운데 중국산 원료를 쓰는 의약품은 한국 공동제조 2건을 포함해 73건으로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이탈리아와 공동제조 1건을 포함해 미국 생산이 9건, 인도 생산이 6건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비중을 보여준다. 국내 생산 원료를 등록한 업체는 코오롱제약과 하나제약 2개사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