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십 년 쌓은 경륜으로 일궈내는 ‘여의도 의정’
- 초심 사명감...제도권-비제도권 사이 가교 역할 힘써
- “정치인은 유권자가 부여한 과업 완수가 소명”

 

최승재 국민의힘 국회의원(국회 정무위원)./(사진=파이낸스뉴스 김민정 기자)
최승재 국민의힘 국회의원(국회 정무위원)./(사진=파이낸스뉴스 김민정 기자)

정치에 입문한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전문 분야에서는 수십 년의 경륜을 자랑하는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

그는 직접 소상공인으로 일하며 이들이 처한 현실을 너무나도 잘 알았기에 6년간 소상공인협의회 수장으로 활동하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했다.

최 의원은 IMF 사태로 한창 어려웠던 1990년대 말 PC방을 운영한 것을 계기로, 동료 소상공인을 대신해 정부와 국회에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그러다 지금은 그 목소리를 청취해 국가 정책과 법제화를 이뤄내는 주체가 돼 있다.

과거를 회상하며 미소를 짓는 최 의원 모습의 한켠에는 지금 그가 감당하고 있는 의정의 무게가 묵직해 보인다. 그러면서 소상공인들의 권익을 지켜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넘쳐난다.

과거엔 소상공인들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뛰며 투쟁에 앞장섰지만 지금은 그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법과 제도로 반영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파이낸스뉴스>는 연말을 앞두고 국회 의원실에서 최 의원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연말 각종 행사와 모임이 많을 텐데도 양복이 아닌 점퍼를 입고 있었다. 그는 '경제적 약자는 있겠지만 정책적 약자는 없다'는 신념의 수호자이다.

정책 사각지대에 처한 사람을 없도록 하기 위해 걸어가야 하는 길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는 복장부터 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다보니 최 의원과의 대담은 소상공인 시절부터 풀어내야 할 듯싶었다.

사진=파이낸스뉴스 김민정 기자
사진=파이낸스뉴스 김민정 기자

◈ 다음은 최 의원과의 일문일답.

l 소상공인 출신인데 그 시절 이야기가 궁금하다.

▶ 누구나 떠올리고 싶지 않은 IMF 터지고 나서 1998년쯤 장사를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도전이었다. 의류 무역회사를 했다가 망한 자리에 PC방을 열었다. 당시 인테리어 할 돈도 없어서 직접 벽면에 검은 페인트를 칠했던 때가 떠오른다. 때마침 스타크래프트를 중심으로 게임 열풍이 불고 있었던 때였다.

‘궁즉통’이라고 온 나라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사업장은 청소년들로 꽉 차서 24시간 대기상태였을 정도였다. 그렇게 사업을 확장하던 중에 관청사람들과 마주칠 일이 생기고 주변에서 장사 하는 사람들끼리 교류할 기회가 많아졌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함과 동시에 친분을 강화하고자 한 것이 소상공인연합회의 작은 시작이었다. 소상공인이라는 개념도 그 무렵에 제가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국회의원실에 걸려있는 '경제적 약자는 있겠지만 정책적 약자는 없다' 슬로건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는 모습./(사진=파이낸스뉴스 김민정 기자)
국회의원실에 걸려있는 '경제적 약자는 있겠지만 정책적 약자는 없다' 슬로건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는 모습./(사진=파이낸스뉴스 김민정 기자)

ㅣ 소상공인연합회를 만들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

▶ 주변 소상공인들이 대기업에 상권을 잠식당해 생존 위기까지 몰리니 자신들을 대신해서 싸워달라고 했다. 법 관련 지식이 없던 상태에서 재판장들에게 혼나가며, 웬만한 재벌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했다. 그렇게 나름 용기 있게 나가다 신뢰하는 분들을 중심으로 해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그리고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가 소상공인 파트를 맡게 됐다. 국회 안에 들어가 문전박대를 당하면서도 몇몇 의원들을 설득시켜 소상공인 관련법을 발의하도록 해 눈물겨운 과정 끝에 통과됐다.

l 법이 통과된 후에도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인가.

▶ 소상공인연합회를 운영할 법적 근거는 마련됐는데, 문제는 거기에서 회장을 누가 할 것인가를 놓고 회원사 간 첨예한 대립이 발생해 표류하게 됐다. 당시 창립준비위원장이었는데 초대 회장을 맡기 싫어 창립총회장에서 피신해 있었다.

그런데 회장으로 단독 출마한 후보들이 2번씩이나 찬반투표에서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총회 2시간 만에 행사장으로 “붙들려와” 엉겁결에 회장을 맡게 됐다.

최승재 의원이  송민수 본지 발행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파이낸스뉴스 김민정 기자)
최승재 의원이 송민수 본지 발행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파이낸스뉴스 김민정 기자)

l 소상공인연합회장을 하면서 많은 활동을 펼쳤다.

▶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대형마트 규제 완화로 인한 골목상권 침해에 저항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때는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즉시 처리 △소상공인 현실을 반영한 최저임금 제도 개선 △카드 수수료 인하 및 단체협상권 보장 △소상공인 영업권 보호를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소상공인기본법 제정 등 소상공인 현안 5대 과제 해결을 국회와 정치권에 요구했다. 동시에 2달 동안 강원도 고성부터 전라남도 땅끝마을까지 전국을 다니며 지방 조직을 구축했다.

l 그런데 2020년 정치에 입문했다. 동기가 있을텐데.

▶ 소상공인들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우리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참으로 애를 많이 썼다. 그 과정에서 의원 보좌진들로부터 설움을 당한 것은 물론이고, 경비원들에게 포박당해 의원회관 밖으로 내던져진 후 출입금지를 당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다보니 소상공인들이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도록 소상공인당(黨)을 만들어 국회에 입성하는 것도 논의해 봤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서 ‘러브콜’이 왔는데 처음에는 거절을 했다. 그런데 소상공인들의 입장을 국회에서 적극 대변해달라는 요청을 뿌리치기 어려워 결국 국회의원에 도전하게 됐다.

l 국회에 입성하니 소상공인연합회장 때와의 차이점은.

▶ 신념만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누가 좋은 법안을 발의하더라도 당론과 배치되거나 야당의 반대가 있게 되면 통과가 안 되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의원들과 좋은 관계를 갖고 꾸준히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어떤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을 반영한 법이 통과되면, 다른 편의 이해관계자는 손해가 될 수도 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기 때문에 그런 점도 생각해야 한다. 민간의 단체에 소속돼 있을 때는 자신들의 이해만 주장하기 쉽다. 그런데 더 본질적인 문제가 항상 따른다.

l 국회의원으로서 고뇌가 상당히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 예를 들어, 소상공인의 경우 관련 법 제정은 이들에게 있어 생존이 걸려있는 문제라서 너무나 중요한 이슈다. 하지만 국가 전체적인 입장으로 보는 대부분의 의원들에겐 이들의 목소리가 이해당사자간의 갈등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래서 스쳐지나가는 사안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단순한 이해 충돌의 차원이 아닌 생사가 달린 문제다. 이들에게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극단의 상황을 방지할 수도 있을 정도로 사활이 걸려 있다.

l 최근 이태원 사고로 정부와 여당이 상당히 힘든 상황인데.

▶ 어느 정부에서도 안전사고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유사한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서 국민이 납득하게끔 실행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모든 당사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사고가 발생하면 시스템을 개선한다고는 하지만 누가 잘못했는가 여부를 놓고 정쟁으로 비화되는 것이 다반사다. 물론 책임의 소재는 엄정하게 따져야 한다. 그러나 발생한 사고를 반면교사로 해서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교훈으로 승화시켜야 할 요소를 책임소재 공방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것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대통령 혼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하나 되어 공감하면서 풀어 나가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l 국회 본청앞에서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일몰 폐지를 촉구했다.

▶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그렇기에 그 대가는 정당해야 하고, 충분한 휴식도 보장돼야 한다. 그런데 이와 관련된 논의는 사라지고, 일부 대기업 노동자들만 좋게 만들자는 운동으로 변질되면 안 될 것이다.

영세 중소상공인들의 경우 주 52시간제를 전면 시행할만한 여력도, 이를 위한 마땅한 대책도 없는 것이 현실 아닌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사장들은 납기 내 생산을 맞추지 못해 성수기 동안 단기로 일할 비숙련자를 고용해야만 한다. 이로 인한 생산성 하락은 물론 매출하락과 폐업까지 고민해야 할 판이다. 그리고 근로자들의 입장에서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것에 동기부여가 안 돼 일용직으로 가게 되니 고용시장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

l '카카오 먹통 방지법'을 대표발의 해 국회를 통과했는데 입장은.

▶ 플랫폼의 주인은 사용자가 돼야지 운영 기업 경영진이 주체가 되면 안 된다고 본다. 플랫폼 기업이 돈을 버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 통제하려 하면 사용자들이 이탈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무엇보다 플랫폼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해야 한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오로지 매진해야지 기업들이 국내에만 안주해 폐쇄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제는 해당 플랫폼을 사용하는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다. 곧 자유와 권리가 명확히 규정돼야 한다. 비유를 들자면 바다를 가두리 양식어장으로 만들어 결국 썩게 만드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l 앞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 어떻게 가야 한다고 보는가.

▶ 한국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비중이 상당히 큰 나라다. OECD 기준을 훨씬 웃도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책에 제대로 반영이 안 되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소상공인이 아무런 정책적 배려도, 그렇다고 제대로 된 기준도 없이 대기업처럼 비싼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대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사다리를 걷어가 버리는 것밖에 안 된다. 정부는 소상공인들의 말을 경청하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단단히 구축해야 한다. 우수한 중견기업들이 지금보다 최소 10배는 늘어날 수 있게끔 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l 마지막으로 앞으로 활동 계획 및 하고 싶은 말씀 부탁한다.

▶ 소상공인들의 입장을 최대한 대변하고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성과가 아직 미미한 것 같다. 마치 넓은 바다에 돌을 던지는 기분이라고 할까. 하지만 이렇게 하나씩 성심성의껏 노력해 나가다보면 성과가 가시화 될 것이란 확신이 있다.

개인적으로 소상공인 분야에서 열정을 갖고 활동을 한 입장에서 그래도 열정과 헌신으로 ‘파이프라인’(통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무엇보다 정치인은 유권자들이 부여한 과업을 완수하는 게 소명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언제나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 최승재 국회의원(국민의힘) 프로필

前 중소상공인희망재단 이사장
前 국민의힘 원내부대표
前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중앙선거대책본부 소상공인지원본부장
前 20대 대통령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경제분과위원 제21대
前 국회 전반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現 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
現 제21대 국회의원/비례대표
現 제21대 국회 하반기 정무위원회 위원
現 제21대 국회 하반기 여성가족위원회 위원
現 국민의힘 경제안정특별위원회 위원
2020년 국정감사 NGO모니터단 국정감사 국리민복상(우수의원상)
2021년 대한민국 국회 의정대상
2021년, 2022년 국민의힘 국정감사 우수의원

 

▶본 기사는 <사실너머 진실보도> 파이낸스뉴스 신문 3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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