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의 표명
당 대표 출마 가시화...친윤 단일 구도, 또는 다자구도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주요 당권 주자들이 셈법 계산으로 분주하다. 왼쪽부터 김기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주요 당권 주자들이 셈법 계산으로 분주하다. 왼쪽부터 김기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두 달도 안 남은 가운데 ‘나경원 출마’가 최대 변수로 떠 올랐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당 대표 출마가 기정사실화 돼 가는 모양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 6일  ‘출산 시 대출 탕감’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면서 대통령실이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다르다"며 이의를 제기해 갈등이 불거졌다. 대통령실의 반응을 두고 사실상  ‘불출마 요구’나 다름 없다는 해석도 따랐다.  

이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격한 견제성 공세가 이어지자 나 전 의원은 10일 전격적으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사의를 전달했다. 그러자 정치권에서는 나 전 의원이 당 대표 출마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숙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에 참석해서도 "대통령실과 갈등과 충돌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그럴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 경쟁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계속 1위를 기록하면서 주요 당권 주자로 떠오른 나 전 의원의 행보에 따라 선거판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윤핵관’ 원조인 권성동 의원의 불출마로 김기현 의원으로의 ‘친윤계 단일후보론’이 힘을 받던 차에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친윤 단일 구도, 또는 다자구도로 결정될 상황을 맞게 됐다.

사진=파이낸스뉴스 이현진 기자
사진=파이낸스뉴스 이현진 기자

이를 의식해 나 전 의원은  “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따른 향후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권 주자들도 나 전 의원의 당대표 선거 출마에 무게를 두면서 정치적 셈법 계산에 분주해졌다.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10일 오후 국민의힘 경기도당 신년 인사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에  대해 "충분한 숙고 끝에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일단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여러 사정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당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수도권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상현 의원은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본다"면서 나 전 의원의 이탈표가 윤 의원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해 '수도권 당대표론'이 자연스럽게 형성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각 당권주자들은 본격적인 선거 채비에 나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9일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김기현의 이기는 캠프’라는 슬로건으로 사무실 개소식을 개최했다. 장제원 의원과 함께 이른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를 구성한 터여서 친윤계를 기반으로 유력주자로 꼽힌다.

이날 안 의원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가졌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5일 경북 구미에서 ‘박정희 정신’을 외치며 당 대표 출정식을 열었다. 

한편 조경태 의원은 16일 국회를 시작으로 17일 대구, 18일 부산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비윤(비윤석열)계인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유 의원은 10~11일 대구를 방문해 지역방송에 출연하고 중견 언론인들과 토론회를 여는 등 보수 당심을 공략한다. 하지만 아직 당권 도전과 관련된 구체적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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