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들 원격 근무제를 함께 운용하는 방안 선택 추세
근로 유연성 촉진과 '일과 삶의 균형' 장려할 수 있는 장점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하이브리드 근로'(hybrid work) 형태가 자연스러운 작업 스타일로 정착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의 직원들이 사무실 근무로 복귀하면서도 재택근무제를 함께 운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우리나라와 달리 노동의 유연성이 체계화 되어 있는 미국에서는 많은 기업의 고용주들이 하이브리드 근로체계를 정착시키는 준비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가져온 근로현장의 변화다.

미국 인력관리(HR) 컨설턴트인 스테이시 버크는 "하이브리드 근로는 지금, 일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은 과도한 고용의 결과로 인력을 재정비해야 하는 단계에서 근로자들에게 풀 타임의 사무실 근무를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요즘의 경향을 짚었다.   

이어 그는 코로나 팬데믹이 자연스럽게 회사조직의 '경량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인건비와 운영비, 원자재비 인상에 따른 지출의 최소화를 위한 전반적인 전략으로 직원의 능력 위주 관리 효율화 모색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은 '스마트사이징'(smartsizing·비효율 인력의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조정과 '핫데스킹'(hotdesking·사무실 책상 공동 이용)이나 '호텔링'(hotelling·근무 시간과 공간 예약)을 통한 사무실 공간의 축소 등 포스트 코로나 작업환경 구축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작업 양태는 하이브리드 근무체계가 전제 됐을 때 가능한 일이다.

심지어 하이브리드 근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촉진하면서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도 장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며 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들에게는 회사의 강요에 의한 것보다 자율적인 선택의 기반에서 이뤄지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선호한다.

하이브리드 근로 시스템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조직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오로지 직장에 출근해 일하는 방식에만 젖어 있었던 '타성'을 떨쳐내야 하는 게 급선무다. 기업의 경영자도 자신들이 직접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구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런 회사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회사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인력관리책임자(CHRO)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술 측면에서는 하이브리드 환경을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식별, 투자 및 유지 관리 기반을 조성하고, 인력관리 면에서는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고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조직문화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하이브리드 근로 시 원격 근무를 하게 되는 직원들이 종전의 직접적인 회사 감시체계에서 벗어나 스스로 근무 몰입도(flow)를 생성시킬 수 있도록 분위기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신적·물질적 보상체계 등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는 게 필요하다.

인력관리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 근무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의사소통'을 꼽는다. 일부 직원은 사무실에 있고 다른 직원은 원격 근무를 할 때 구성원간의 협력과 조정의 필요성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의사소통의 미흡으로 업무가 차질을 초래 했을 때 불명확한 작업의 경계로 의무와 책임의 소재가 모호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는 효율성과 효과성을 이루지 못하게 돼 오히려 업무계획의 달성이 어렵게 되면서 기대했던 직원의 워라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항상 직장에서 연락올 것을 생각해야 하는 압박감을 느끼거나 회사와 개인 생활을 분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에 따른 이러한  부수적인 문제점들은 다양한 방법과 제도를 통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된 하이브리드 일정은 미래지향적 개념인 만큼 디지털 문물이 확장되면서 더욱 갈고 다듬어 기업의 일상적인 작업모델로 정착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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