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입문 26년만에 ‘정치거목’으로 우뚝 선 ‘오뚝이 인생’
• 장관, 도지사, 국회의원 5선 이어 작년 국회부의장에 당선
• ‘진인사대천명’ ‘꿈이 있는 자 멈추지 않는다’ 인생 좌우명
• "국민 대표로 중압감과 사명감...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꿈이 있는 자 멈추지 않는다'를 내재화 한 실천가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꿈이 있는 자 멈추지 않는다'를 내재화 한 실천가다.

5선 중진의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정치적 경륜에 걸맞게 정치 입문 26년 만에 ‘정치거목’으로 등극했다. 중량감 있는 정치인으로 그의 역량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오늘의 위치가 있기까지는 롤러코스터 같은 역정을 거쳤다.

정 부의장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충북 진천‧음성에 출마해 국회의원 첫 배지를 달며 여의도 정치에 입문했다. 그 후 해양수산부장관, 충북도지사, 국회의원 5선에 당선된데 이어 지난해 11월 국회부의장에 당선됐다.

그는 국회부의장 선출 소감을 통해 “공정‧상식이 통하는 국회, 대한민국을 정의로운 방향으로 이끄는 국회를 만드는데 그동안 쌓은 모든 경험을 쏟아 붓겠다”고 다짐했다.

정 부의장에게는 두 가지의 좌우명이 있다. 하나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이것은 대학입시 당시 성적이 좋아 막판에 대충 했다가 낙방을 하면서 ‘뭐든지 끝까지 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터득한 것이다.

또 하나는 ‘꿈이 있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이다. 이는 2004년 총선에서 낙선 후 끝없는 좌절감을 느끼면서 인생의 모토가 됐다. 두 좌우명 모두 실패를 통해 얻어낸 값진 교훈이었다. 그 이후 2006년 그는 충북도지사에 당선됐다.

‘정치 달인 정우택’의 레이스는 아직 좌우명대로 진행되고 있다. 그런 그를 <파이낸스뉴스>가 만나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다. 인터뷰에서 정 부의장은 “국민이 불편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법과 원칙에 근거한 해결 방안을 제시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장관, 도지사, 국회의원 5선의 관록을 쌓은 '오뚝이' 정치가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장관, 도지사, 국회의원 5선의 관록을 쌓은 '오뚝이' 정치가다.

◈ 다음은 정 국회부의장과의 일문일답.

ㅣ5선 국회의원에 충북도지사를 역임했다. 다선 비결이 무언지.

▶ 지역 현장의 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선이라고 하지만 낙선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비정한 힘의 법칙이 지배하는 어두컴컴한 선거판에서 의지할 곳은 지역 주민의 목소리다.

첫 낙선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당시 누구도 하지 않았던 ‘낙선인사’였다. 첫 선거에서 낙선한 후,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아내와 함께 지역을 나누어 온 마을을 샅샅이 훑고 다녔다. 지역구 주민들의 삶을 오롯이 느끼며 그들을 표가 아닌 나와 똑같은 사람, 나아가 나의 형제, 나의 친구로서 받아들였다.

2010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낙선하였을 때 택시운전자격증을 취득해 현장으로 들어갔다. 지역 사회 구석구석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하고자 하는 이유였다. 돌이켜보면 지역 주민과의 만남을 통해 낙선의 열패감은 감사함으로 바뀌었고, 그 인연들이 나의 정치적 자산이 됐다.

ㅣ당내 원내대표를 하면서 상당히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 같다.

▶ 당시 우리 당은 미증유의 풍전등화 위기에 처해있었다. 실제로 몇 명의 국회의원만 더 탈당했다면 당이 완전히 무너지는 극단적 상황이었다. 수십명의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탈당을 예고하고 있었고 일부는 이미 탈당한 상태였다. 사무처당직자들도 당무를 거부하고 있어 원내대표실에서 혼자 전화기를 붙들고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특히, 인명진 목사님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모시기 위해 자택에 찾아가 절박하게 호소했다. 최종 수락도 얻지 못한 상황에서 ‘모시기로 했다’는 기자회견까지 강행했다. 이후 인명진 비대위원장님과 함께 전국을 돌며 국민과 당원께 무릎 꿇어 사죄하고, 모진 고통을 감내하며 인적·정치·정책 쇄신을 추진했던 기억이 새롭다. 피눈물을 흘리며 인내와 고통의 시간으로 정말 힘들었던 시기였다. 하지만 대한민국 유일 정통보수정당을 지키기 위한 간절한 진심으로 국민께 다시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바둑에서 인생의 지혜를 터득한다는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본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국회부의장실
바둑에서 인생의 지혜를 터득한다는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본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국회부의장실

ㅣ국회부의장으로 무게감이 다를 것 같다. 이전과 현재의 차이는.

▶ 무엇보다 다른 것은 함께 돕는 정치, 바로 ‘협치’다. 아무래도 국회의원은 지역구를 중심으로, 원내대표는 소속 정당을 중심으로 정치인으로서의 ‘나’를 어필해야 한다. 허나 국회부의장은 국민을 중심으로 자신보다 타인을 더 부각시키며, 동료 의원들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돕는 존재’다. 민생 회복을 목표로 한 협치 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여야의 첨예한 대치 속 양쪽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최근 여소야대의 험난한 파고 속에서 여당 몫 국회부의장으로서의 책임을 절감하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거야의 입법 횡포로 소수당의 비애감도 느낀다. 그렇지만 더더욱 기울어진 국회의 균형을 바로잡고 입법폭주에 대한 견제자 역할을 해내려고 한다.

ㅣ여야협치가 매우 중요한데, 사실 쉽지 않은 문제다. 해결책이라면.

▶ 여야간의 소통이 단절된 형국이다. 더불어 지난 정권의 갈라치기 전략으로 극심해진 지역·세대·젠더 갈등은 여야의 정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현재 정쟁의 가장 큰 원인은 거대 야당의 독선적인 질주와 특정 개인을 비호하기 위한 사당화이다.

대내외 불안한 경제 여건과 산적한 민생 현안을 뒤로한 채 ‘방탄국회’, ‘발목잡기 국회’로 전락했다. 대통령이 국민과 약속한 공약들과 국정철학을 녹인 예산안이 민주당 마음대로 난도질당했던 것만 봐도 ‘비토크라시(Vetocracy)’가 극에 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당화된 민주당의 방탄국회 운영을 서둘러 끝내야 대화의 창구가 열릴 수 있다. 물론, 여야갈등의 모든 원인이 민주당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 국민의힘 역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민생 안정을 위해 정치력을 발휘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모든 구성원이 자성의 시간을 갖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뜻을 모아야 한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미래비전을 제시해 국민에게 호소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미래비전을 제시해 국민에게 호소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ㅣ어려운 과정을 거쳐 당선된 신임 당 대표는 어떤 철학이 필요한가.

▶ 첫 번째로 신임 당 대표는 당내 존재하는 갈등을 수습함과 동시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를 이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여소야대의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의 결속이다.

당 내부의 소란과 갈등은 당사자 간의 대화가 선행돼야 함에도, 어느 순간 대화는 사라지고 언론플레이, 네거티브 전략이 우선돼 왔다. 그러한 승리는 개인에게 좋을지 몰라도 당의 입장에선 상처뿐인 승리에 불과하다.

또한, 이제부터 당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 국민 모두에게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적 중도가 되자는 것이 아니다. 현대의 복잡하고 세밀화된 사회를 고려했을 때 특정 집단, 세대 등에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오히려 그런 것들을 초월해 주류를 이끌고 나아가 새로이 만들 수 있는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정당은 말 그대로 공통의 가치체계를 기반으로 정치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사람이 모인 집합체’다. 당의 비전과 목표가 소구력을 지닌다면 자연스럽게 우리 국민의힘이 사랑받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ㅣ바둑을 상당히 좋아해 조훈현 9단과 대국을 해서 이겼다고 하는데.

▶ 바둑에서는 한 집으로는 미생이며, 두 집이 지어져야 완생이다. 그만큼 개인 개인은 하나하나 자신을 채우면서 미생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두 집이라는 공동체 의식 속에 완생으로 바뀌어 간다는 의미를 지녔다는 점에서 바둑을 좋아한다.

한국 바둑의 레전드인 조훈현 국수에게 지도대국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날 조훈현 국수와의 대결은 3점 접바둑으로 좋은 바둑을 배운다는 자세로 임했다. 조훈현 국수의 배려와 양보로 5집의 민망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한수 한수가 모두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느낌이었고, 바둑을 두면서도 스스로 허점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언제나 지역구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노심초사한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언제나 지역구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노심초사한다.

ㅣ지역구인 청주시 상당구는 정치적 바탕인데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 청주 상당은 정치적 고향이다. 2006년 도지사 시절부터 애정을 갖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생활했던 곳이다. 현재 국회부의장으로 일하게 된 것도 청주 상당구 주민 여러분과 청주시민, 충북도민의 도움이 가장 컸다. 정치적 자산을 만들어 주신 곳인 만큼 최선을 다해 도민 여러분께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을 항상 지니고 있다.

우리 청주에는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 창제 후 120일간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신 초수리부터 서문시장의 삼겹살거리까지 많은 볼거리, 먹거리들이 즐비하다. 삼겹살거리는 몇 년 전까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러나 현재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한산한 모습이다. 가뜩이나 높은 물가와 민생 위기로 힘든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에게 피해가 가중되고 있어 염려가 크다.

이밖에도 청주 상당은 도‧농 상생문제, 원도심과 구도심의 조화, 민생문제 등 수많은 현안이 있다. 그래서 상당구의 발전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앞으로 청주와 충북이 가진 지역 현안과 숙원 사업 해결을 위해 집권여당의 중진으로서, 국회부의장으로서 청주 상당의 힘있는 목소리를 대변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ㅣ앞으로의 활동 계획 및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가난엔 복리 이자가 붙는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나오는 대사 중 정치인인 내게 유독 마음 아픈 대목이었다. 세계 경기 침체라는 된서리 속, 서민에게 경제적 어려움은 복리로 붙어 더욱 차갑고 매섭다.

역대급 적자폭을 기록한 지난 1월 무역적자는 약 127억 달러에 달했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업황에도 적색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다. 또 난방비 폭등은 민생을 더욱 추운 겨울로 내몰았다.

지난 정부 실책의 결과다. 그런데도 거대 야당은 산적해있는 민생 법안을 무시한 채 개인의 비호에만 몰두해 ‘식물 국회’로 만들고 있다. 참고로 지난해 정부가 발의한 110개 중 95개가 야당의 발목잡기로 인해 통과되지 못했다.

국민의 시름이 깊어질 때, 희망과 미래를 주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다. 따라서 국회부의장으로서 국회의 정상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민생 회복이라는 공동의 목표로 단절되었던 소통을 다시금 시작해야 한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무거운 중압감과 사명감으로 국민께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회부의장에 당선된 후 축하를 받으면서 '초심'을 지킬 것을 다짐하고 있다. /국회부의장실
국회부의장에 당선된 후 축하를 받으면서 '초심'을 지킬 것을 다짐하고 있다. /국회부의장실

◆ 정우택 국회부의장 프로필

- 1953년 2월 18일 부산시 출생
- 경기고 졸, 성균관대 법학과 졸,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졸 
- 경제학박사(미국 하와이대)
- 現 제21대 후반기 국회부의장
- 現 국회 경제외교자문위원장
- 행정고시 합격(22회)
- 前 제7대 해양수산부 장관
- 前 제32대 충청북도지사
- 前 새누리당 원내대표∙당대표 권한대행∙최고위원
- 前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前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
- 前 국회 정무위원장, 국회 운영위원장
- 15, 16, 19, 20, 21대 국회의원
 

▶본 기사는 <사실너머 진실보도> 파이낸스뉴스 신문 3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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