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확장억제 강화 방안 '워싱턴 선언' 공식 채택
확장억제 관련 협의체인 '핵 협의그룹'(NCG) 설립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0일 5박7일 간의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지난 24일 출국했던 윤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정상회담과 국빈 만찬,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미 국방부인 펜타곤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어 보스턴으로 이동해 하버드대에서 정책 연설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이뤄진 이번 국빈 방미를 통해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첨단기술동맹 등으로 양국 협력을 다각화하는 데 주력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공식 채택했다.

'워싱턴 선언'은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일부가 아닌 별도 문건 형식으로 이뤄졌다. 한미 정상 차원에서 확장억제 운영 방안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첫 공동 합의문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워싱턴 현지 프레스룸 브리핑에서 "이는 확장 억제에 대한 양국 최고 리더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손 흔들어 인사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손뼉을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손 흔들어 인사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손뼉을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는 구체적으로 확장억제 관련 새로운 협의체인 '핵 협의그룹'(NCG)도 설립하기로 했다. 워싱턴 선언은 NCG 신설 배경에 대해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핵 및 전략 기획을 토의하며, 비확산 체제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간 기존에 가동 중인 차관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와는 별도 조직이다. 다만 또다른 확장억제 관련 협의체인 '억제전략위원회'(DSC)는 역할이 중복되는 측면이 있어 NCG와 자연스럽게 합쳐질 것으로 대통령실은 보고 있다.

대통령실은 NCG가 참고모델로 거론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기획그룹'(NPG)보다 더 실질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양자 차원의 협의체라 더 긴밀한 협의가 가능하며, 현재 한반도 북핵위협이 나토에 대한 소련의 핵 위협보다 크다는 측면에서다.

한미는 또 유사시 미국 핵 작전에 대한 한국 재래식 지원의 공동 실행·기획이 가능하도록 협력하고 한반도에서의 핵 억제 적용에 관한 연합 교육·훈련을 강화하기로 했다.

핵 유사시 기획에 대한 공동의 접근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범정부 도상 시뮬레이션'도 도입할 계획임을 명시했다.

미국은 해당 선언을 통해 미국 핵우산에 대한 한국의 신뢰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한국 국민들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가 항구적이고 철통같다"며 "북한의 한국에 대한 모든 핵 공격은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할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수단에 핵을 포함한 미국 역량을 총동원하여 지원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장론은 일축했다.

선언은 "한국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완전히 신뢰하며 한국의 미국 핵 억제에 대한 지속적 의존의 중요성, 필요성 및 이점을 인식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상 의무에 대한 한국의 오랜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점도 포함됐다.

한편,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에는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을 포함한 주요 그룹 총수와 6개 경제단체, 첨단산업 분야의 중소·중견기업 등 122개 기업·단체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미 중 실시한 상·하원 합동회의 영어연설도 이목을 끌었다.  이번 영어연설과 관련 대통령실은 "미 국민을 상대로 해서 소통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어로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한미동맹 70년의 의미, 그리고 한미동맹 향후 70년의 비전,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과의 합의 내용 등을 미국 국민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노력했고, 그래서 가급적이면 간결하고 쉬운 문장으로 연설문을 썼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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