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원 내부통제 업무 필수· 내부통제 전담인력 1선 배치
외부신고채널 상시 운영...‘책무구조도’ 선제적으로 도입

우리은행 전경.  (사진=우리금융)
우리은행 전경.  (사진=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이 명실상부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해 내부 비위행위를 근절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다졌다.

직원들의 내부 횡령사고가 이어지자 우리금융은 내부통제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해 보다 촘촘한 체계를 구축하는 혁신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20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2023년 내부통제 혁신과제’ 기자간담회를 열어 △내부통제 체계 개편 △임직원 인식 제고 △역량 강화 등이 담긴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내부통제 업무 경력을 필수조건으로 하는 한편 내부통제 전담인력을 1선 배치하는 등 내부통제 체계를 개편한다.

특히 내부통제 전담인력의 1선 배치는 혁신방안의 핵심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7월초 정기인사에서 지점장급 내부통제 전담인력 33명을 영업 최일선인 영업본부에 신규 배치했다.

우리은행은 이미 평가원을 준법감시인에게 부여해 담당인력의 독립성을 보장했다. 신사업을 추진할 경우, 해당 사업에 정통한 타 직원에게 리스크를 크로스 체크할 권한도 신설했다.

부서 준법감시담당자의 거부권은 이번에 명문화하기로 했으며, 특히 내부통제 업무 경력을 필수화하기로 했다. 이로써 전 직원이 최소 1번씩은 내부통제 업무경력을 갖춰야 한다. 우리은행은 앞으로는 지점장 승진 평가에 준법감시, 부점감사 등 내부 통제 경력 등을 필수요건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전재화 우리금융 준법감시인(상무)은 “내부통제 경력 필수화는 가장 혁신적이라 생각하는 내부통제 방안”이라면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내부통제 관련 업무를 6개월~1년 정도 담당하면 전 직원이 순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점장 승진까지 20년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시행 초기에는 유예기간, 예외규정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그룹 내부자신고 내부접수 채널 과 함께 지난 5월부터 외부접수 채널을 새로 도입했다.

이후 조사 결과에 따라 포상심사기구에서 신고자에게 최고 1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관련자 징계가 필요할 경우 각 자회사에 이를 통보한다.

아울러 내부통제 인력과 관련 조직도 확충한다. 지주사는 준법조직 내 IT내부통제 전담인력을 배치했으며 은행은 검사실을 검사본부로 격상시키고 디지털검사팀을 신설했다.

우리금융은 당국이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으로 제시한 '책무구조도'도 조속히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입법 예고한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임을 배분한 책무구조도를 선제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금융사 경영진의 업무와 책임 범위를 사전적으로 기재하는 책무구조도를 제시하고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경우 임원의 책임이 명확해져 각 임원은 해당 직책별 책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적극적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이 제도는 현재 영국, 싱가포르 등 금융선진국에서 활용 중이다.

국내에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면 우리금융 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반에 걸쳐 내부통제 강화 등 내실 다지기가 주요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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