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시부터 ‘SH공사 보유자산 공개’ 등 투명경영 기치
건물 전문가의 공약...행동으로 옮겨져 가시적인 성과내
건설업계 평 “기관의 신뢰와 투명성 제고 이끌어낸 주역”

김헌동 SH공사 사장이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공사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마곡지구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헌동 SH공사 사장이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공사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마곡지구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취임 2주년을 몇 개월 앞둔 시점에 '투명경영, 열린경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021년 11월 15일 취임하면서 ▲SH공사 보유자산 전면 공개 ▲반값 아파트(토지임대부 주택) 공급 ▲분양원가 공개를 전면에 내세워 추진했다. 그의 이런 약속은 곧바로 행동으로 실천 돼 가시적인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김 사장의 공약은 건설 분야 전문가로서 실천가능한 과제였다. 그는 1981년부터 쌍용건설에서 20여년간 건설현장에서 잔뼈가 굵었기에 실사구시적 정책을 제시할 수 있었다. 

여기에 1999년부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국책사업감시단장과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본부장,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등을 맡아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김 사장은 공기업 최초로 SH공사 보유자산과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등 기관 신뢰와 투명성 제고를 이끌어낸 주역이라는 게 업계의 평이다.  

특히 김 사장은 SH공사의 투명성·신뢰성 확보를 위한 공공데이터 제공에 힘을 쏟아 왔다. 보유자산 공개는 그가 공약한 ‘서울시 5대 혁신 방안’과 ‘열린 경영·투명 경영’ 실천 방안의 하나였다.

취임 직후 투명경영과 적극행정을 앞세운 행보에 대해 회사 안팎에서 반신반의하는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분양원가 공개와 토지임대부 주택이라는 역점 사업이 안정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취임 한 달 만에 민간에서는 금기 시 되다시피 한 분양원가를  공개해 공사 내부에서 조차도 '글쎄' 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매번 공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첫 공개 당시 유례가 없었던 일을 안착시킨 셈이다.

논란을 불렀던 공공이 토지를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의 토지임대부 주택도 순항 중이다. 낮은 분양가로 공급이 가능해 선거철마다 단골 공약으로 제시됐지만, 완전한 소유를 선호하는 한국 정서에 부합할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왼쪽)과 데이비드 이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수상이 면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H공사)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왼쪽)과 데이비드 이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수상이 면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H공사)

이런 가운데 SH공사가 올해 공급한 고덕강일2단지는 1·2차 사전예약 총 619가구 모집에 2만4064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되며 오히려 큰 호평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SH공사는 하반기 마곡지구 공급에 나선다. 

최근에는 새로운 택지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서울에 더 개발할 땅이 없는 것이 현안으로 떠올라 SH공사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다. 현재 서울에 남은 대규모 택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있는 용산정비창과 태릉CC 정도다.

지난 2022년 위례지구 개발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공사의 실적은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SH공사의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23.2% 감소한 1조9136억원을 기록했다. 

김 사장이 취임 당시부터 이 때문에 택지 발굴과 비축을 강조한 것이다. 이와 관련 SH공사는 최근 공공임대 재건축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사업을 제시했다. 30년 이상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노후 공공임대 아파트 4만 가구를 재건축해 10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노원 태릉CC 개발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지를 모색 중이다.

현재 SH공사는 하반기 2022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발표를 앞두고 있다. 작년 SH공사는 2021년 경영평가에서 일자리 창출과 코로나 대비 등 사회적 가치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그런데 올해는 경영평가 지표 배점이 달라 작년의 기준과는 다르다. 이번에는 재무관리 배점은 높아지고 일자리 창출 관련 배점은 낮아졌다.  SH공사의 2022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185.5%, 차입금의존도는 22.6%로 양호한 수준이다.   

SH공사 관계자는 "경영평가는 공기업의 한 해 농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라며 "작년 연말부터 주요 부서들은 TF팀을 꾸리고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사장은 지난 6월 1일 한·캐나다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데이비드 이비 수상과 면담을 갖고 양 기관의 주택도시분야 협력방안을 함께 모색해가기로 했다.

이날 김 사장과 이비 수상은 ▲코로나19 시기 급등한 주택가격 문제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주거복지 ▲주택분야 혁신적인 기술 ▲주택도시분야협력강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어 서울시와 BC주에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류를 확대하고 주택도시분야 정책 협력 방안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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