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탈피오트’ 설치법안 대표 발의
국방과학기술 전문 장교 육성 프로그램
“이스라엘 성공사례 벤치마킹 국내 정착”

'국방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 설치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진표 국회의장.  (사진=연합뉴스)
'국방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 설치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진표 국회의장.  (사진=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28일 한국형 탈피오트를 표방한 '국방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 설치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탈피오트(Talpiot)는 '최고 중의 최고'라는 뜻으로 이스라엘의 국방과학기술 전문 장교 육성 제도다. 

이 제도는 우선 고교졸업자 중 과학교사의 추천과 성적·인성·종합문제 해결능력 등의 전형을 거친 우수학생들을 선발한다. 그 후 3년간 히브리대학교에서 기초과학과 무기개발에 필요한 학문을 가르친 뒤 6년간 장교로 의무복무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방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가 설립되면 국방부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우수 인재를 대상으로 사관생도를 선발한 뒤 학부 4년 동안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에서 국방 R&D와 관련된 과학, 기술교육을 집중적으로 받게 된다.  

이와 함께 생도들은 여름·겨울방학을 이용해 12주 동안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소위로 임관 후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국방 관련 연구기관에 배치돼 4년간 의무복무를 하게 된다. 

졸업생은 사관학교와 카이스트 공동명의의 학위를 받게 되며 만약 본인이 희망할 경우 학부 졸업 후 가산 복무를 전제로 카이스트에서 석·박사까지 취득이 가능하다. 또 복무를 마친 장교들이 기술벤처·스타트업을 창업할 경우 정부는 적극적으로 후속 지원을 하도록 설계 됐다.  

김 의장은 교육부총리 시절 이스라엘 탈피오트 부대를 직접 견학한 뒤 '한국형 탈피오트' 설립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올 3월에도 국회의장 자격으로 탈피오트 부대를 다시 방문해 이스라엘과 한국 상황을 비교하며 국방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 설립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왔다.  

지난 6월에는 사관학교 설립 검토를 위해 국방부, 과기부, 교육부, ADD, 카이스트 관계자들과 함께 간담회도 진행했다. 

김 의장은 "우리도 국방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를 만들어 인구절벽 시대에 과학군·기술군을 이끌 장교 양성과 기술벤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장은 이번 '국방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 설치법안'을 대표 발의한 배경도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2014년부터 '과학기술전문사관'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탈피오트처럼 전문화·집중화가 되어 있지 않다.

김 의장은 "선발된 과기사관의 역량은 뛰어난 편이나, 서로 다른 대학에서 공부한 학부 졸업생들을 모집해 이공계 석·박사들이 포진된 ADD에 파견, 3년간 의무복무를 시키다 보니 당사자들이 깊이 있는 연구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연구보조원에 머무르거나 점차 과기사관 제도가 대체복무의 한 수단처럼 변질돼 가는 것이 안타까워 이번에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취지를 부연했다. 

그러면서 "탈피오트 출신 인재들이 다양한 기술 스타트업을 만들고 이후 해당 기업들이 나스닥에 진출해 이스라엘을 창업국가로 거듭나게 한 것을 반드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본법안에는 김 의장을 비롯해 한기호(국방위원장)·김병주(국방위 야당간사) 의원 등 국방위원 9명, 김철민(교육위원장), 박성중(과방위 여당간사)·조승래(과방위 야당간사) 의원, 김철민(교육위원장) 의원 등 여야의원 총 21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해 연내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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