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선 7, 8기 재선 바탕 ‘희망’을 엮어가는 ‘덕후’
• 구례를 ‘치유농업’의 본산으로 키워가는 비전가
• 천혜의 자연자원을 극대화시켜 관광산업화 달성
• 귀농귀촌 희망인구 적극 유치...소멸지역 취약 극복

김순호 구례군수가 군정에 대한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구례군 · 이하 동일)
김순호 구례군수가 군정에 대한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구례군 · 이하 동일)

초첨단기술사회가 가속화되고 ‘웰빙’이 삶의 핵심요소로 등장하면서 ‘치유농업’(Care Farming)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 쉼 없는 긴장감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다양한 이유로 ‘돌봄’과 ‘치유’를 갈구하게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농간 격차가 심화되면서 농촌지역은 급격한 인구감소와 노령화로 ‘소멸지역화’가 빨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케어’를 기반으로 한 농업이 미래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케어는 사회복지, 정신 건강 및 웰빙, 치유 또는 전문 교육 등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관련 체계가 잘 구축돼 있다. 이에 소멸되는 지역의 자연친화적 환경을 치유농업으로 전환해 미래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김순호 구례군수는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라 지역행정의 수장을 맡았기에 누구보다도 구례 생태계를 속속들이 꿰뚫고 있어 구례야말로 ‘치유농업’의 최적지라고 확신한다.

구례군청 청사 전경. 
구례군청 청사 전경. 

치유농업은 바로 ‘그린 케어’(green care)로 통칭되는 자연 기반 치료법 중의 하나이기도 해 ‘사회적 농업’이라고도 불린다. 김 군수는 수려한 생태환경과 두터운 농업 기반을 갖춘 구례를 ‘힐링’의 본거지로 정착시키겠다는 비전을 품고 있다.

이와 관련, 김 군수는 지난 10월 12일 전남 순천에서 열린 ‘2023 기후위기 대응과 치유농업 국제 심포지엄’에서 ‘자연이 살아 숨쉬는, 힐링 치유의 생태도시, 구례이야기’를 소개했다.

김 군수는 ‘구례 치유농업 1915’와 관련 구체적으로 지속가능 유기농업 실현, 치유 힐링클러스터 구축, 치유농업 복합문화거점(구례치유농업캠퍼스) 조성사업 등을 발표하고 전국 최초로 추진 중인 ‘흙살리기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파이낸스뉴스>는 소멸지역에서 희망을 찾아 ‘치유농업’으로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김순호 군수와 구례군정을 알아보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순호 구례군수가 역점 추진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김순호 구례군수가 역점 추진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 다음은 김 군수와 일문일답.

ㅣ재선한지 1년 반여 지나면서 민선7, 8기와 달라진 점을 평가하면.

▶민선7기에는 재난극복과 동시에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민선8기 들어서 본격적인 실행과정에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민선7기 최우선 과제는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와, 그 해 8월 발생한 섬진강 홍수피해 극복이었다.

당시에는 사람들 모이는 것 자체가 위험한 시기였는데 설상가상으로 구례읍시가지는 물에 잠기고 무고한 가축들이 희생되는 처참한 상황이 더해졌다. 하지만 군민들의 단합된 힘과 전국에서 보내주신 성원덕분에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다.

당시 수해극복 과정에 함께 해주신 국군장병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재난극복 과정에서도 미래 성장기반을 다져 나갔다. 섬진강권 4개 시군이 협력하는 통합관광벨트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오산 케이블카 투자협약도 체결했다.

또한 매년 지역상권 등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책실효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시행한 정책성과도 확인하면서 체류형 생태관광지를 위한 치유산업의 밑그림도 그렸다.

민선8기에 들어서 앞서 준비했던 55개 공약사업들을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가고 있다. 2024년부터는 섬진강권역 생태관광 기반을 시작으로 가시적인 성과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김순호 군수는 읍면순회 군민 공감대화를 진행해 군민의 애로및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김순호 군수는 읍면순회 군민 공감대화를 진행해 군민의 애로및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ㅣ요즘 지방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은.

▶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지역의 약점을 강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구례군 인구는 지난 6월말 기준 2만4466명이다. 더구나 행정구역은 우리나라 남한면적의 0.44%에 불과하며 군세가 매우 작다. 지방 소도시일수록 소멸위기가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오는 법이다. 구례는 작지만 지금과 같은 지방시대에는 큰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행정력이 세세히 미칠 수 있고 재정운용 측면에서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례군의 인구감소 대응전략은 두 가지 방향이다. 첫째, 적정한 규모의 정주인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인구는 지금도 많다. 자연 속에서의 삶, 함께하는 공동체적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더 안전하고 편리한 정주여건을 조성해 나가겠다.

둘째, 생활인구 확대 유치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관광, 산림, 농업, 음식 등을 활용한 치유산업을 육성하고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청년인구 유입과 정착을 위해 청년하우스 등 저렴한 주거지를 제공하고 청년창업도 적극 지원할 것이다. 청년들의 일자리는 생활인구 유치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다.

ㅣ구례군은 천혜의 자연자원을 기반으로 한 관광산업이 강점이다.

▶ 구례의 관광산업 발전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서 말씀드릴 수 있다. 첫째, 치유와 관광을 접목한 ‘치유관광산업’촉진이다. 우리 군은 ‘치유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나갈 예정이다.

브랜드 슬로건 ‘자연으로 가는 길’에서 보듯이 자연자원은 구례의 가장 큰 자산은 자연자원이다. 행정구역의 77%가 산지로 구성되어 있고 음이온도 풍부하다. 많은 분들이 구례를 방문하는 이유는 지리산과 섬진강, 그리고 함께 어우러진 뛰어난 풍광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특히 오산 사성암에 올라서면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을 덜어내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치유’라고 생각한다.

둘째, 사계절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기반을 확충할 계획이다. 지난 몇 년간 지역상권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는데 구례의 여행 성수기는 3~4월 봄꽃, 8월 피서, 10월 단풍을 찾아오신 분들이다. 문제는 성수기와 비수기의 매출 편차가 크다는 점에 있다.

군민들의 연중 고른 소득창출을 위해서는 비수기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올 수 있어야 한다. 대안으로는 전지훈련팀과 스포츠대회 유치, 섬진강변 사계절 꽃길 조성, 오산 케이블카 및 산동온천 골프장, 지리산정원 등이 대표적이다.

구례는 지친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다. 많이 찾아 주시고 자연 속에서 심신의 치유를 경험해 보시기 바란다.

 

김순호 구례군수는 지리산 섬진강 등 천혜의 자연을 활용해 체류형 관광산업과 치유산업을 선도하는 구례군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김순호 구례군수는 지리산 섬진강 등 천혜의 자연을 활용해 체류형 관광산업과 치유산업을 선도하는 구례군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ㅣ 지리산 케이블카 추진이 장기간 교착 상태이다. 성사시킬 방법은.

▶ 지리산을 친환경적으로 보호하고 모든 국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익적 가치를 높이는 방법은 케이블카를 조성하는 것이다. 2012년과 2021년에 환경부에 신청했으나 지리산권 4개 시·군 노선 합의를 사유로 조건부 부결된 바 있다.

환경부 반려사유인 1개 노선 합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이다. 우리 군은 조만간 환경부에 신청서를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케이블카 조성으로 환경훼손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소탐대실’이라 생각한다.

케이블카가 조성되면 현재의 군도12호선 성삼재 도로를 폐쇄할 예정이다. 도로폐쇄에 따른 환경적 이점이 더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설악산 케이블카 승인 등 기존 정책기조에 변화가 보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 구례군의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지리산 케이블카에 대해 앞으로는 보다 전향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정부에 촉구하겠다.

l 섬진강 통합관광시대를 곡성·광양·하동과 함께 만들어간다고 했는데.

▶ 현재 4개 지자체간 연계사업 발굴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이 많다. 섬진강 생태자원 공동연구 및 개발, 동서통합지대로서의 섬진강 사업 개발, 섬진강 봄꽃축제 공동개최, 실행계획 마련을 위한 지자체간 실무자 회의 등 연대를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이 사업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소외된 남부내륙의 어려움을 영호남 지자체 연대를 통해 상생과 공동발전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의 과정으로는 지난 2021년에 섬진강 통합 관광벨트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그해 10월에 종합계획을 수립해 현 정부의 지역핵심공약에 포함되기도 했다. 올해 3월 섬진강 통합관광시대를 선포했고 문체부의 남부권 광역관광개발 사업에 4개 시군 1천133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구례 2개 사업 규모는 329억원이다.

구례군은 성공적인 축제 개최 등의 성과로 제19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대전에서 지역경제 분야 우수상을 받았다.
구례군은 성공적인 축제 개최 등의 성과로 제19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대전에서 지역경제 분야 우수상을 받았다.

l 올해 열린 봄 ‘산수유꽃축제’와 ‘구례 300리 벚꽃축제’ 성공 의미는.

▶ 올해 3월 개최한 산수유꽃축제(3.11.~3.19.)와 구례 300리 벚꽃축제(3.29.~4.2.)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이 봄꽃축제의 의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겨우내 움츠렸던 국민들이 가족들과 함께 첫 봄나들이 여행을 떠나 자연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벚꽃축제를 면 단위 소규모 벚꽃축제로 개최하였으나, 올해에는 ‘구례 300리 벚꽃축제’로 격상시켜 군 행사로 개최했다. 그 결과 지난해 3월에는 61만명이 방문했었으나, 올해는 자그마치 80%가 증가한 110만명이 방문했고 매출도 200억원을 올렸다.

또한 3월 한 달 동안 전남 22개 시군과 비교했을 때 방문객과 매출액에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무엇보다도 구례 생태자원이 큰 경쟁력과 확장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l 전국서 처음으로 읍면 단위까지 ‘지역발전혁신협의회’를 만들었다.

▶ 지역발전혁신협의회 출범 의의는 지방자치시대의 핵심인 ‘주민참여’를 제도화 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주요성과는 2019년 출범한 구례군 지역발전혁신협의회는 천은사 입장료 폐지, 철쭉 재배 근절, 오산 사성암 명승구역 축소 등 군 행정에서 직접 나서기 어려운 현안사업들 해결에 앞장섰다. 명승구역 축소로 오산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있게 된 것도 명승구역 축소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민간위원들과 크고 작은 현안들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자체도 작지 않은 성과라 생각한다. 내년에는 ‘지방시대위원회’로 격상하여 군민과 함께 새로운 지방시대를 함께 열어갈 계획이다.

구례군이 참여한 '탄소중립 흙 살리기' 국회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구례군이 참여한 '탄소중립 흙 살리기' 국회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ㅣ ‘탄소중립 흙 살리기’가 전국적으로 상당히 이목을 집중시켰다.

▶ 올해에도 긴 장마와 폭염이 이어지는 기후변화를 겪었다. ‘결자해지’라는 말이 있듯이 기후변화는 우리 인류가 만들어낸 결과이고 다시 되돌려 놓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 생각한다.

흙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고 흙이 살아야 자연도 사람도 살 수 있다. 그 맥락에서 친환경농업도시 구례군이 전국 최초로 ‘탄소중립 흙 살리기’의 선봉에 섰다. 올해는 군 농업기술센터에 전담팀을 설치하고 흙 살리기 선포식과 국회포럼, 농업인 교육 등 홍보 및 공감대 확산에 주력해 왔다.

내년부터는 토양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유기물 투입과 볏짚환원사업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흙의 건강상태를 검사하고 맞춤식으로 처방하여 흙을 치유하겠다. 흙이 건강해지면 탄소포집량도 증가할 뿐만 아니라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농업인은 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자랑하는 구례군은  '탄소중립 흙 살리기 선포식'을 개최했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자랑하는 구례군은  '탄소중립 흙 살리기 선포식'을 개최했다. 

ㅣ구례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다. 구례군을 자랑하면.

▶ 구례는 태어나고 평생을 살아 온 고향이다. 그것은 끊을 수 없는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구례는 조선후기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세 가지가 크고 세 가지가 아름다운 ‘3대 3미의 고장’으로 칭했다. 지리산과 섬진강, 구례의 들판이 크고, 수려한 경관과 넘치는 소출, 넉넉한 인심이 아름답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구례의 매력은 언제나 어머니의 품과 같은 편안함을 준다는 점이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구례를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들을 한다. 지리산을 좋아하는 내방객들에게는 ‘어머니 산’으로도 불린다. 구례는 모든 이의 마음을 포근하게 안아주고 넉넉함을 주는 매력이 있다.

l 자랑스런 구례군민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한다.

▶ 올해에 새로운 지방시대가 시작됐다. 앞으로 지방정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하고 그러한 점에서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그러나 구례군의 수장으로서 군민의 뛰어난 역량을 잘 알고 있고 든든한 군민과 함께하면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구례를 찾아 주시는 분들에게는 ‘손님을 잘 대접하지 않으면 간 뒤에 후회한다’는 가르침대로 서운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모시겠다. 앞으로 구례발전을 위해 더욱 더 힘써 나가겠다.

◆ 김순호 구례군수 주요경력

- 민선 8기 구례군수(2022. 7. ~ )
- 민선 7기 구례군수(2018. 7. ~ 2022. 6.)
- 前) 전남시장군수협의회 사무총장(2021 ~ 2022)
-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2018. 2. ~ )
- 지방공무원 29년 재직

▶본 기사는 <사실너머 진실보도> 파이낸스뉴스 신문 11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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