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하나금융경영연구소, 부자 연구 10년 책 발간
- 대한민국 상위 1%에 속하는 1만명의 10년간 분석 자료
- 99% 보통 국민들의 부자 인식도 연구 미흡 지적되기도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한국에서 얼마나 갖고 있어야  부자 대열에 들 수 있을까? 그 기준은 개인에 따라, 물가를 비롯한 경기상황을 감안한 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고 싶고, 부자가 되기 위해 살지만 정작 그 기준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나 규정은 없다. 그저 부자의 기준은 각자 주관적인 판단에 따를 뿐이다. 

이런 가운데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07년부터 매년 ‘대한민국 부자보고서’를 발간해 왔다. 특히 올해는 해당 보고서를 외부로 공개하기 시작한 2012년부터의 연구 결과를 ‘대한민국 부자보고서’라는 책으로 엮어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발행된 단행본 형식의 종합 보고서는 부자 연구 10년을 망라한 객관적인 연구 결과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부자의 자산 기준을 100억원으로 설정해 과연 일반적 '보편성'에 합당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해당 보고서는 이 부자 연구가 대한민국 상위 1%에 속하는 1만명을 10년간 분석한 자료임을 명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0명 중 2~3명 정도만 스스로를 부자라고 생각하며 부자의 자산 기준을 100억원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2020년 28%에서 2022년 46%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부자의 자산 기준을 100억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조사 대상의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자가 되고 싶은 기준을 보편적으로 매우 높게 잡고 있어 물질의 만족점도 동시에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의 수준은 절대적 기준이 있다기보다 ‘나보다 많은’ 관점에서 상대적 비교 심리가 자리 잡고 있어 부자가 생각하는 ‘부자의 자산 기준’도 일관된 흐름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부자가 보유한 총 자산 절반 이상은 부동산이 차지해 해외 부자 부동산 비중이 15%인 것과 비교하면 3배가량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의 부자가 보유한 총 자산 절반 이상은 부동산이 차지해 해외 부자 부동산 비중이 15%인 것과 비교하면 3배가량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부자의 기준이 2012년 평균 114억원에서 2021년 187억원으로 증가했지만 매년 변동폭은 컸다. 그해 유동성, 경기상황 등에 따른 심리적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2022년부터는 부자의 기준을 300억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10%를 넘기 시작해 초고액 자산가가 좀 더 가까이 대두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부자들은 해외 부자들과 비교해 부동산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국내 주택가격이 40%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부동산 투자가 부를 이루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자가 보유한 총 자산 절반 이상은 부동산이 차지했다. 해외 부자 부동산 비중이 15%인 것과 비교하면 3배가량 높은 수준으로, 부자 95%가 자가를 보유하고 추가 부동산을 보유한 비율도 절반을 훨씬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에게 부동산은 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가장 적합한 투자처이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른 투자자산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됐다.

지난 10년간 부자의 소득 원천을 보면 근로소득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재산소득 비중은 감소했다. 부자 10명 중 6명이 상속형 부자인 것은 지난 10년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상속·증여 규모는 과거보다 더 많거나 적어져 양극화되는 모습이었고, 수령시점은 2018년까지 40대 이후로 늦어지는 추세였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에는 미성년자 주식 보유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등 일부 변화를 보이기도 했다.

과거 대표적인 상속·증여 자산의 유형은 부동산이었으나 최근에는 현금·예금 또는 신탁상품을 활용한 증여도 확산되는 추세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과거 대표적인 상속·증여 자산의 유형은 부동산이었으나 최근에는 현금·예금 또는 신탁상품을 활용한 증여도 확산되는 추세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과거 대표적인 상속·증여 자산의 유형은 부동산이었으나 최근에는 현금·예금 또는 신탁상품을 활용한 증여도 확산되는 추세로 나타났다. 특히, 가족 간 분쟁 없이 안전하게 상속재산을 가족에 물려줄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한 유언대용신탁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부자 중 40대 이하 영리치(Young Rich)는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비중이 높고 10명 중 7명 이상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등 재테크에 적극적이었다.

영리치 20%는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투자 정보를 공유하고 투자 스터디 그룹에서 활동하며 외화자산 투자, 현물투자, 프로젝트 펀드 등 새로운 투자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단행본은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나라 부자들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부자 자산 형성 과정과 자산관리 방법 등 다양한 시각에서 비춰본 부자의 모습을 담았다.

금융기관 일선에서 근무하는 프라이빗 뱅커(PB)와 고객 인터뷰를 추가해 보다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이번 단행본 발간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부자들은 적은 돈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생활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삶의 철학이 부자가 된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 부자를 이해하고 작은 팁을 얻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책을 통해 지난 10년간 부자들의 특성이나 투자 패턴이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고, 다음 10년 대한민국 부자들의 모습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부자의 대상으로 삼은 부류가 금융기관의 PB와 연계성이 깊은 특수 상위 극소수 자산가 계층을 통계적 모집단으로 했기에 일반 국민들의 부자 개념으로 단정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면 금융기관의 대다수 이용객들인 보통 국민들의 부자 수준은 어떨까?

이번 부자 연구 보고서 출판기관은 1%의 상위 '수퍼리치'(Super Rich)의 부자 기본값과 함께 99%의 일반 소비자의 부자 인식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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