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의 핵심사업 전략가로 전천후 광폭 행보
- 방산 수출 거점 기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목표
- 방산·항공·우주기업, 국가전략산업화에 기여 비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경기 성남 분당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경기 성남 분당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한화그룹의 김동관 대표이사 부회장의 올해 행보는 광폭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마다 한화그룹을 대표해 김 부회장이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사업 영역 확대에 큰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지난 7월 윤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에는 대기업 오너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그룹의 전략가로 통하는 김 부회장이 참여했다. 방산 수출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폴란드와 최인접해 있는 우크라이나의 재건 사업에는 폴란드가 구심점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여 한화로서는 1천200조로 예측되는 우크라 재건 사업은 사활을 걸 수 있는 프로젝트다. 김 부회장은 현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을 위한 기업인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제2의 마셜 플랜’으로 불릴 만큼 전례 없는 규모의 사업으로 전 세계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민간 부문의 재건 참여와 투자 촉진을 위해 출범한 ‘우크라이나 비즈니스 협약’에는 42개국의 약 50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지난 4월 미국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미국 최대 태양광 밸류체인 프로젝트 '솔라허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지난 4월 미국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미국 최대 태양광 밸류체인 프로젝트 '솔라허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

지난해 8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 김동관 부회장에게는 미래 그룹의 총수로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와 견줄만한 호재도 없을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전력 등 사회 인프라가 막대한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이에 김 부회장은 건설과 에너지 부문 사업 경험이 축적돼 있는 바탕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한화그룹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김 부회장이 역점을 쏟아온  한화솔루션과 한화큐셀의 유럽 진출 교두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한화큐셀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끌고 있어 시장 확대를 위해 유럽 진출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에 우크라이나 재건에 뛰어든다면 그룹의 미래를 위해 천군만마를 얻는 셈이다. 앞서 한화큐셀은 지난 2019년 우크라이나 최대 태양광 전시회인 ‘씨아이솔라 2019’(CI Solar 2019)에 참가한 바도 있다. 

이렇게 현지 시장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은 대형발전소 및 지붕형 태양광 시장 공략을 통해 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한화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 10월 18일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 한화 통합부스를 방문해 KF21 엔진 ‘스페이스 허브 존’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한화)
한화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 10월 18일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 한화 통합부스를 방문해 KF21 엔진 ‘스페이스 허브 존’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미 한화그룹은 폴란드를 방산 수출의 거점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하게 될 경우, 김 부회장이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온 태양광·방산·항공우주 등 그룹의 전반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김 부회장은 이들 핵심 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설정해 집중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5월 에너지·방산·우주 산업 등 미래 산업 분야에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총 37조6천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차세대 오너 경영자로서 자리매김을 한 만큼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그룹의 미래 '빅 픽처'( Big Picture)를 야심차게 그려나가고 있다. 그가 그룹 내외에서 감당하는 역할을 보면 이미 총수로서 국내외 활동 지평을 넓히고 있다. 

그는 현직으로 한화그룹 부회장, 한화전략 부문 대표이사,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 주요 사업 부문의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김 부회장에 대한 기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화그룹이 우주 발사체, 관측•통신 위성, 빅데이터 서비스 등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한 가운데 김동관 부회장이  우주 발사체를 둘러보고 았다.  (사진=한화)
한화그룹이 우주 발사체, 관측•통신 위성, 빅데이터 서비스 등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한 가운데 김동관 부회장이  우주 발사체를 둘러보고 았다.  (사진=한화)

특히 김 부회장은 한화가 대한민국의 대표 방산·항공·우주기업으로 입지를 굳혀 국토 방위와 방산의 국가전략산업화에 기여하겠다는 비전을 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0여년간 1만대에 가까운 다양한 항공엔진을 생산한 경험을 바탕으로 5세대급 유·무인기용 엔진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GE의 라이선스 기술로 국내에서 KF21의 핵심인 F414 엔진을 면허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투기 엔진을 생산해 온 한화로서는 다음 단계의 엔진 모델 개발에 나서는 것은 순리일 수밖에 없다. 

김 부회장은 지난 10월 18일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의 한화 통합부스를 방문해 ‘스페이스 허브(Space Hub) 존(Zone)’을 둘러보며 차세대 전투기 엔진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우주경제 로드맵’에 맞춘 우주기술 기반의 민간 서비스 제공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한화는 이미 가스터빈 엔진 분야 핵심소재 및 부품 국산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국내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화는 우주 발사체에서부터 관측·통신 위성, 탐사에 이르는 우주 사업 전반에 걸친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기업이다. 

한화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 4월 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통합사 출범식에서 "대체불가능한 초일류 한화가 되자"면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한화)
한화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 4월 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통합사 출범식에서 "대체불가능한 초일류 한화가 되자"면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한화)

지난 4월 3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뉴비전 타운홀' 행사에서 김 부회장은 "우리는 국가 대표기업으로 대한민국은 물론 자유세계를 수호하는 책임과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선언했다. 

김 부회장이 언급한 '다음 세대'는 바로 자신이 직접 이끌어갈 미래다. 그런 만큼 그의 육·해·공, 나아가 우주공간을 아우르는 토탈 패키지의 방위산업 꿈은 다른 어느 기성 세대 그룹 총수보다 '지속가능성'이 담보돼 있다고 할 수 있다.

29세의 나이에 한화그룹의 회장에 취임했던 부친 김승현 회장의 탁월한 경영술을 이어받아 김 부회장도 같은 궤적을 밟고 있다. 김 부회장도 특유의 통찰력과 추진력으로 그룹의 핵심 사업군(verticals)을 통합해 급성장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대에 속하는 김 부회장은 1983년생으로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이미 그룹 내에서 확실한 전략 수립가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2019년 한화큐셀 부사장, 2020년 한화솔루션 사장을 거쳐 한화그룹의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동시에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화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 4월 3일 '새로운 도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뉴비전 타운홀 행사에서 직원들에게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강조하며 분발을 당부했다. (사진=한화)
한화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 4월 3일 '새로운 도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뉴비전 타운홀 행사에서 직원들에게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강조하며 분발을 당부했다. (사진=한화)

이런 가운데 한화그룹 미래 경영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김 부회장은 태양광 사업을 성공시킴으로써 경영 역량을 인정 받았다. 이를 토대로 그룹의 방산 및 우주 사업을 포함한 신사업 분야의 전략을 수립해 추진해 나가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 4월 '새로운 도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뉴비전 타운홀 행사에서 "우리 모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에 나서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한 대체불가능한 한화그룹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또한 김 부회장은 이어 10월 ADEX에서는 “글로벌 시장의 우주산업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대한민국 자체 기술 확보와 독자적인 밸류체인 구축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그동안 경영능력이 입증된 만큼 차세대 한화그룹의 사령탑을 맡을 리더로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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