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은행권 ‘이자장사’로 수익 창출...“여론의 뭇매”
- 금융권 수장들, 올 한해 다른 지향점 제시해 성과 기대
- ‘상생금융’과 미래를 대비한 ‘첨단 혁신’ 키워드로 설정
'청룡의 기운'을 품은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금융권도 한해를 뒤돌아보며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 도전에 나섰다.
주요 금융지주 그룹 수장들이 새해를 맞아 발표한 신년사에는 지난해의 아쉬움과 새해에 대한 기대를 담아냈다. 그 기대를 실현하기 위해 각 금융지주들은 각각의 경영목표와 실천전략을 밝혔다.
특히 지난해는 은행들이 '이자장사'를 해 수익을 낸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탓인지 금융권 수장들은 올 한해 다른 지향점을 제시하며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신년사에 담아냈다.
그러면서 민생경제를 의식한 '상생금융'과 미래를 대비한 '첨단 혁신'을 키워드로 설정했다는 평가다. <파이낸스뉴스>는 5대 금융지주 수장들의 신년사를 요약식으로 정리해 봤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2024년 신년사에서 "우리는 함께 많은 것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며 "하지만 보다 더 큰 꿈을 위해서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 회장은 "KB가 흔들림 없는 강자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법의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기존의 방법이 ‘경쟁과 생존’이었다면, 이제는 ‘상생과 공존’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 한해 경영전략으로 네 가지 방향을 구현하는데 모든 노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양 회장이 제시한 네 가지 방향은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하는 경영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KB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줄 수 있는회사 △주주에게 보답할 수 있는 경영이다.
양 회장의 신년사 마무리는 "우리 앞에 많은 어려움들이 놓여있지만 ‘함께라는 가치’를 믿고 한 마음으로 힘을 모아 나간다면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를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였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2023년 신한금융그룹은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업권 전반에 걸쳐 고른 결실을 맺었다"며 "성장의 가치를 나누기 위한 노력도 이어갔다"고 2024년 신년사 서두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진 회장은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은 '고객중심, 일류 신한' 달성을 위해 신한인이 가져야 할 일상의 기준"이라며 "시장, 기술, 금융 소비자의 트렌드가 분초 단위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며 변화의 속도는 훨씬 빠르며 방향도 가늠키 어렵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기존의 상공 방식만 고집하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면서 △'관행'의 틀, '안주'의 틀 탈피한 근본적인 혁신과 도전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바탕의 고객중심 △담대심소(膽大心小), 이택상주(麗澤相注)의 마음가짐 △'일류 신한'달성과 상생 실천을 당부했다.
진 회장은 끝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어우러진 금융 생태계에서 주위에 대한 관심과 공감의 자세는 필수"라며 "고객을 향한 정성과 동료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공감과 상생의 가치를 추구해가자"고 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24년 신년사에서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 제휴, 투자, M&A(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 금융이 줄 수 있는 가치 그 이상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함 회장은 “금리 상승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일이었지만, 고금리로 고통받는 많은 이에게는 이러한 금리체계가 정당하고 합리적인가에 대한 불신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게 된다”며 내실을 다지면서 또 다른 생존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해의 경영방침으로 네 가지 방향을 △2023년,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뮐세 △ NEW 하나! 진심의 하나, 세상의 하나 △모두의 행복, 미래를 꿈꾸다로 정해 은유적인 표현방식으로 풀어냈다.
함 회장은 이 네 가지 방향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면서 "모두에게 진심을 다하고, 다같이 나누고, 희망을 더하며, 함께하는 착한 금융을 통해 그룹의 새로운 백년을 위한 토대를 만들어 보자"고 당부했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024년 신년사를 통해 “기존 예측 범위를 넘어선 다양한 잠재위험까지 대비해 시스템을 갖추고, 어떠한 위기가 오더라도 영향을 최소화 할 리스크 관리"를 역설했다.
선제적·시스템적·촘촘한 그물망식 관리가 강조한 이 회장은 “이를 기반으로 소비자인 고객의 자산과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확립해야만 고객으로부터 변함없는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회장은 △고객의 자산과 개인정보 보호 △지속적인 AI 기반 '미래 준비' △ESG 경영 패러다임의 내재화 △생활 친화적 온·오프 서비스 제공 등을 제시하며 '일상 금융회사'에서 '인생 금융회사'로 진화하는 탄탄한 토대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신년사 마무리에 이 회장은 "올 한해 농협금융의 전(全) 구성원이 함께 꿈꾸고 고민하고 실행하여, 회사의 발전과 더불어 개인의 성취감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기회를 잡는 1년'이 되자"는 바람을 전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024년 새해를 맞아 "차별화된 선택과 집중의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그룹 시너지를 더욱 강화하면서 고객, 직원 모두와 활발히 소통하는 기업문화 혁신"을 강조했다.
임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그룹 내부적으로는 임직원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은행·카드·IT 거버넌스 개편을 통해 그룹의 디지털/IT 역량을 한 차원 더 높였으며, 그룹 내 자산운용사의 통합을 추진하여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술회했다.
올해의 그룹 경영방침에 대해 임 회장은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및 ‘미래 성장기반’ 확보 △선제적 불확실성 리스크관리 대응 △‘그룹 시너지’ 영역 확대 가속화△'디지털/IT’ 경쟁력 강화 △‘기업문화 혁신’ 고도화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임 회장은 경영목표를 '선도 금융그룹 도약-역량집중·시너지·소통'으로 수립하면서 우리금융인(人)으로서 지녀야할 마음가짐으로 '열의(熱意)·감사(感謝)·합심(合心)'을 통해 역동성 발휘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