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 3.25% → 3.5% 인상 이후 8회 연이어 동결
부동산PF 불안 조짐...물가 2% 수렴에 대한 확신 필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1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0%로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돼 3.50%에 도달한 뒤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연이어 8번째 동결이다.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매년 3, 6, 9, 12월을 제외하고 8번 열라는 것을 고려하면 1년째 동결된 셈이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2% 목표치에 못미치는 3%대에 머물고 있어 시장이 예상해 왔던대로다. 이에 금융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월 3.4%를 기록한 후 1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수개월 연속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이어져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지난해 12월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천95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달에만 전체 가계대출은 3조 1천억원이 증가했다. 높은 물가와 함께 가계부채 증가세가 금리 인하에 있어 아직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경기가 아직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금융 불안 위기감이 고조되고, 아직 물가 안정세가 잡힌 상황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로 돌아서면 한은도 인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으로서는 금리 인하와 관련해 물가가 2%대로 수렴하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경기 부양 및 부동산PF 관리를 위해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재 한미 금리 역전폭이 역대 최대인 2.0%포인트까지 벌어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도 최근 1천300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다음 한은 금통위는 2월 22일에 열리게 되며, 올해 첫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오는 31일(현지시간) 열리는 만큼 그 결과가 주목된다.

현재까지는 금리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금리 인하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어 금통위의 통화정책 기조도 FOMC 회의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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