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임단협 타결...임금인상률 2%·성과급 축소
희망퇴직도 최대 36개월에서 평균 4~5개월치 줄어

시중은행들이 올해 임금인상률 · 성과급 · 희망퇴직금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들이 올해 임금인상률 · 성과급 · 희망퇴직금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이자장사'와 '돈잔치'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데다 서민들을 위한 상생 금융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올해 시중은행들이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규모를 전년 대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시중은행들의 수뇌부 교체로 새로운 경영체계를 구축한 후 맞는 첫 해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비판을 받은 희망퇴직금 규모도 줄었다. 

이는 올해 총선 등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른 경제전망의 불확실성, 상생 금융에 대한 부담, 금리 인하에 따른 이익 감소, 리스크에 대비한 대손 충당금 적립 등 다양한 변수를 감안한 것이라고 한 시중은행 관계자가 전했다. 

그렇지만 줄어든 성과급이 대개 통상임금이나 기본급의 200%대에 달하는 등 은행권의 이같은 조치가 여론의 부정적 인식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 중 하나은행을 제외한 KB국민·신한·우리·NH농협 등 4개 은행이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했다. 

이들 은행의 올해 임금인상률은 일반직 기준으로 2.0%이며 지난해 3.0%에서 1.0%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경영 성과급도 전반적으로 줄어 지난해 평균 300%를 훌쩍 넘었지만, 올해는 200%대 수준에 머물렀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월 기본급의 361%였던 성과급 규모를 올해 281%로 축소했다. 이 성과급 중 현금과 우리사주 비중도 각 300%·61%에서 230%·51%로 하향 조정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성과급으로 통상임금의 280%와 함께 현금 340만원까지 추가 지급했지만, 올해는 통상임금의 230%를 지급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의 올해 성과급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대폭 줄었다. 지난해 통상임금의 400%와 200만원을 지급했던 데서 올해는 통상임금의 200%와 현금 300만원으로 결정됐다.

우리은행은 아직 성과급 규모를 확정 짓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월 기본급의 292.6%에 달했던 성과급이 올해는 180% 정도로 줄어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임단협을 진행 중인 하나은행도 지난해 350%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성과급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희망퇴직의 경우에도 지난해 월 평균 임금의 최대 36개월분을 지급했는데, 올해는 31개월치로 조정해 평균 4~5개월치가 줄어들었다. 달 하향 조정했다.

은행들은 사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사회경제적 여건과, 특히 따가운 여론의 눈초리로 직원들에 대해 그에 상응한 보상을 확대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여기에 올해 경영 여건이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책정에 비교적 보수적인 태도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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