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CEO 후보 추천위원회 사외이사 상대 로비 의혹
- 해외서 이사회는 하루...대부분일정 현지 시찰·관광
- 포스코홀딩스 후추위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겠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그룹 사옥 전경. (사진=포스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그룹 사옥 전경. (사진=포스코)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해외 이사회를 열면서 비용을 불법적으로 집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혐의를 받고 있는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사내·외 이사 등 16명이 경찰에 입건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당장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선출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불거진 이같은 사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포스코 그룹 및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12일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과 사내·외 이사 등 16명을 업무상 배임이나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최 회장을 포함한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지난해 8월 6일부터 12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캐나다에서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해외 이사회를 위해 식비와 현지 전세기 이용, 골프비 등으로 총 6억8천만원이 소요됐다. 이 비용은 사규에 따라 포스코홀딩스가 집행해야 하지만 자회사인 포스코와 캐나다 현지 자회사 포스칸이 나눠서 집행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6억8천만원 중 포스코홀딩스가 3억5천만원, 포스칸이 3억1천만원, 포스코가 2천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이사회에 대한 의혹을 부추기는 것은 캐나다 방문 일정 중 이사회는 단 하루였으며, 대부분일정은 현지 시찰과 관광 등으로 짜여졌다. 

이사회 참석자들은 하루 숙박비가 1인당 평균 100만원을 넘는 5성급 호텔에서 묵고, 병당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프랑스 와인을 마시며 식비로만 1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사진=포스코)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사진=포스코)

이같은 내용은 포항 지역 시민단체인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지난달 7일 서울중앙지검에 최 회장 등을 고발하면서 알려졌다. 사건은 같은 달 수서경찰서로 이첩됐다.

범대위는 회장 선임 절차를 앞두고 CEO 후보 추천위원회(후추위)에 들어가는 사외이사들을 상대로 로비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경찰에 입건된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들은 최 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4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7명 등 이사회 멤버 12명, 포스코홀딩스 임원 4명 등 총 16명인데, 후추위 멤버 7명 전원이 이번에 입건된 사외이사들이다.

후추위는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 김준기 연세대 로스쿨 교수, 권태균 전 조달청장, 박희재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손성규 연세대 교수,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 유진녕 전 LG화학 사장 등 7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경찰은 이들 중 현직 교수들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호화 출장’ 논란이 불거진 포스코홀딩스 후추위는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후추위는 지난 12일 긴급 입장문을 통해 “새 회장을 선출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더욱 자중하며 낮은 자세로,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호화 해외 출장 논란으로 이들 후추위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자격 논란까지 제기돼 포스코그룹을 바라보는 국민적 시선은 한동안 따가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Copyright © 파이낸스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