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벨을 주 4일제 근무 형태로 맞춰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그룹이 부분적으로 주 4일제를 시작한 가운데 포스코도 철강업계 최초로 '격주 주 4일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오는 22일부터 전사 상주근무 직원 1만여명을 대상으로 '격주 주 4일제형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2주 단위로 평균 주 40시간의 근로시간을 채우면 1주차는 주 5일, 2주차는 주 4일 근무하는 방식이다.

포스코는 지난 2018년 상주 직원들이 1개월 이내의 단위 기간을 정해 주 평균 40시간 이내에서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신설된 격주 주 4일제형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기존의 선택적 근로시간제에 더해 격주 금요일에 한해 하루 4시간의 필수 근무를 없앤 것이다. 이로써 2주 단위 평균 주 40시간의 근로 시간을 채우면 격주로 금요일이 휴일이 된다.

삼성전자는 노사 협의를 거쳐 지난해 6월 월 필수 근무시간을 충족하면 매월 1회 금요일에 휴무하는 '월중휴무' 제도를 신설했다. 4조 3교대 근무 생산직 등을 제외한 직원들은 매달 급여일인 21일이 속한 주 금요일에 쉴 수 있게 한다. 시행 후 약 7개월이 된 현재 월중휴무제에 대한 직원들의 호응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도 2019년 SK텔레콤을 시작으로 SK㈜,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주요 관계사에서 월 1∼2회 금요일에 휴무하는 주 4일 근무제를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SK텔레콤은 매월 둘째·넷째 주 금요일에 휴무하는 '해피 프라이데이' 제도를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도 같은 이름으로 매달 1회 금요일에 재충전 기회를 주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LG그룹은 아직 주 4일제를 도입하지는 않고 있으나 업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부서장 재량에 따라 근무 시간 주 40시간을 채우고 사전에 협의하면 근무일을 조정할 수 있는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주 4일 근무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건설업계에서도 근로시간 단축 또는 유연화  근무제를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이앤씨가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30분씩 더 근무하고 금요일에 2시간 일찍 퇴근하는 제도를 몇 개월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본사가 인천 송도에 있어 금요일에는 퇴근시간이 늦으면 귀가에 시간이 더 걸리는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다. 

SK에코플랜트 본사 직원들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매주 금요일 오후 4시에 퇴근한다. 퇴근시간대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감염 위험 등을 고려해 도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까지 근무시간만 지키면 나머지 시간은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코어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반드시 근무해야 하는 코어 근무시간(오전 10시∼오후 3시)만 지키면 자유롭게 출퇴근하는 방식이다. 현대건설은 격주로 금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해 30분 일찍 퇴근하고 있다.

한편 국내 자동차와 조선 관련 분야에서는 업무 특성상 주 4일제를 시행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