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금융지주 추정 순익 2.2조원...전년 동기比 22%↓
상생금융 비용·부동산 PF 연쇄 리스크 충당금 등...실적 저조

지난해 12월 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간담회'에 참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앞줄 왼쪽 다섯번째부터),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장,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20여개 은행장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간담회'에 참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앞줄 왼쪽 다섯번째부터),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장,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20여개 은행장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기조 속에 고속 성장세를 누려오던 금융지주사들이 올해엔 고전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은행권이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2조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에 따라 은행권이 상생금융 조달을 위해 부담해야 하는 규모는 은행별로 대략 2천억원대에서 3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다 금융당국이 태영건설발(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쇄 리스크에 대비한 충당금을 충분히 쌓을 것을 압박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다음달 초~중순경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금융지주사 추정 순이익은 2조 2천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2%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반해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의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은 5조 4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했다. 또 국내은행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9조 5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사로 좁혀보면 이들 4대 금융의 에프앤가이드에 따른 지난해 4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15조 7천317억원으로, 전년(15조 7천312억원) 대비 5억원(0.003%)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11월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11월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주요 은행권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서고 기업대출도 대폭 성장한 데다  비이자 장사도 호조를 띤 만큼, 순이익이 크게 증가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결과는 소폭 증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4대 금융지주 중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3%, 우리금융은 11%까지 역성장할 것이란 추정이다.

그동안 매년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온 금융지주사들로서는 예상치 못한 비용이 대거 발생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셈이다.

은행권 공동 '민생금융지원방안'에 따라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이자 캐시백으로 투입될 비용은 영업비로 처리된다. 지난해 4분기에 이같은 비용만도 1조 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리스크 관련 충당금에다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올해 PF 대출 부실이 확산하면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충당금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PF 연쇄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권에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를 연이어 주문하고 있다. 이런 충당금도 회계상 비용으로 인식돼 추가될수록 순이익은 그 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상생금융, PF 충당금 등 예상치 못했던 비용들이 작년 말부터 갑자기 발생했고, 올해부터는 순이자마진(NIM) 하락세도 예상돼 실적 부진이 수치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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