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X홀딩스 영업익 반토막... 배당률 높여 오너 일가엔 ‘수혜’
- 시가배당률은 지난해 3.5%에서 올해 3.8%로 오히려 높아
- “오너 일가의 ‘모럴해저드’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지적”

구본준 LX그룹 회장 일가가 지난해 영업익이 반감했는데도 고액 배당금을 받았다. (그래픽=파이낸스뉴스 이현진 기자)
구본준 LX그룹 회장 일가가 지난해 영업익이 반감했는데도 고액 배당금을 받았다. (그래픽=파이낸스뉴스 이현진 기자)

LX그룹의 지주사 LX홀딩스가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오너 일가에게 고액 배당과 연봉 등 이익을 챙겨준 것으로 알려져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에 긴장감을 숨기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실적이 악화 됐는데도 구본준 회장 일가에 최대 수혜가 돌아간 것으로 알려져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X홀딩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79억원, 73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7666% 폭증했는데도 영업이익은 5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규모가 대폭 확대된 것은 전반적인 실적 개선이 아닌 지난 2022년 '0'원이었던 상표권 수익이 지난해 발생하기 시작한 연유다. 실제 LX하우시스를 제외한 LX인터내셔널·LX세미콘·LX MMA 등 자회사들은 모두 부진한 실적을 거둬 이익 규모가 줄었다. 이에 LX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4% 감소한 788억원에 그쳤다.

그럼에도 LX홀딩스는 이처럼 영업이익 급감에도 이번에 보통주 1주당 27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지난해 보통주 1주당 310원 배당에선 줄었지만 시가배당률은 지난해 3.5%에서 올해 3.8%로 오히려 높아져 실적 기준으론 배당 규모를 늘린 것이다. 

이같은 배당 정책의 최대 수혜는 LX그룹 오너인 구본준 회장 일가에 돌아갔다. LX홀딩스 지분 20.37%를 보유한 구 회장은 지난해 실적 기준 42억원을 배당받게 됐다.

여기에 구 회장의 아들인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 부사장과 딸인 구연제씨의 보유 주식 지분이 각각 전체의 12.15%, 8.78%에 따라 25억원, 18억원의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LX홀딩스는 최대주주인 구 회장과 구 회장의 자녀를 포함해 친인척들이 총 43.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구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배당 몫은 모두 85억원으로 회사 전체 순이익의 11%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구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LX홀딩스에서 급여와 상여로 35억5천600만원을 받아갔다. 지난 2022년 보수(65억2천900만원)를 감안하면 올해 보수·배당으로 받는 금액은 1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구 회장은 계열사인 LX세미콘의 미등기 임원으로 있으면서 지주회사인 LX홀딩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를 하고 있다. 이로써 경영 전반에 걸쳐 권한과 혜택은 누리며 법적 책임은 피하면서 보수를 받는 것이 입길에 오르고 있다.

통상 기업의 순이익이 감소하면 결산 배당률을 줄이는 게 순리다. 그런데도 실적이 후퇴했는데도 오히려 배당을 높이는 것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소액주주들이 손실을 볼 수 있어 오너의 '모럴해저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본 기사는 <사실너머 진실보도> 파이낸스뉴스 신문 1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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