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하반기부터 역마진 구조 해소로 주가 상승
- 정부 ‘상장 공기업 주주가치 제고’ 항목 긍정적
- “누적적자 해소·재무구조 정상화엔 시간이 필요”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  (사진=한국전력)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  (사진=한국전력)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역마진 구조 해소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자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한전은 재정 안정화 기조로 반전하면서 주가가 25% 이상 급등했다. 한전은 오는 23일 지난해 4분기 실적과 함께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증권업계에서는 한전이 지난해 4분기 약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지난해 5월부터 전력 판매단가가 구입단가를 넘어서며 막대한 누적적자 원인 중 하나로 꼽혔던 역마진 구조가 해소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지난 2021년 12월 이후 2년여 만에 누적기준 역마진 구조마저 해소하며 재정 안정화 추세로 들어섰다. 이 같이 한전의 재정상태가 개선되면서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전 주가는 지난해 11월 초 1만6천원대에 머물러있었는데, 지난달 초 종가 기준 1만9천원대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 19일 종가 기준으로 2만 3천200원까지 올라서며 두 달도 안돼 주가는 25% 올랐다. 

업계에서는 한전의 재정 상황이 나아지면서 자산소각이나 자사주 매입, 배당 등 주주 입장에서 호재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주가 상승 배경에는 최근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내 세부 기준에 ‘상장 공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항목을 추가한다는 방침이 뒷받침 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하고 있어 공기업 입장으로서는 주가를 올리기 위해 적극 노력할 수 밖에 없다. 

이에 김동철 한전 사장은 최대 3천만원의 한전 주식 매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26일 정부가 상장사 저평가 해소 대책으로 발표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김 사장은 상장 공기업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식 매입 한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사장을 비롯해 경영진의 자기 주식 취득이 일반직원까지 확대될 경우 주가는 더욱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전이 지난 3년간 축적된 누적적자 해소 및 재무구조 정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난해 연간 실적도 아직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전은 지난 2021년 5조8천465억원의 적자에, 2022년에는 32조6천552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현재 누적적자는 45조원에 달한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해 1조9천96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4분기까지 약 1조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분기 연속 흑자로 한전의 재무구조를 역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한편 한전의 부채는 200조에 달해 하루 이자만 130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한전이 지난해 상반기에만 8조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연속 흑자에도 불구하고 연간 실적은 적자일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지난해 하반기 흑자전환해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은 호재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막대한 부채 및 발생이자로 인해 연간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은 발생해야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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