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2월부터 기준금리 3.50%...“1년째 제자리 걸음”
- 물가‧가계부채·부동산 PF 불안정, 美 금리 동결 등 영향
- 美연준 통화정책 전환 여부 따라 금리 인하 저울질 전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2일 기준금리를 연 3.50% 그대로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새해 두 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9차례 연속 동결로, 3.50%의 기준금리가 작년 1월 말 이후 이날까지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시장에서도 이번에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한은은 지난 2022년 4월을 기점으로 5월·7월·8월·10월·11월, 2023년 1월까지 7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그 후 경기 침체 우려와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해 2월·4월·5월·7월·8월·10월·11월 그리고 올해 1, 2월까지 9차례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3.5%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말부터 지금까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여전히 높은 소비자 물가 때문이다. 여기에 가계부채·부동산 PF·경제성장 등 불안한 요소들이 잠재돼 있어 기준금리 동결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데다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12월(3.2%)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다가 1월(2.8%)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식료품·에너지 가격 등 변수에 따라 언제라도 다시 뛸 수도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읽힌다. 

아울러 경제 규모(GDP)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가계부채가 계속 늘고 있는데다 총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개발 공약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까지 다시 들썩이는 점도 한은이 조기 금리 인하에 선뜻 나서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도 한은의 결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한은 입장에선 내외금리 차이로 인한 환율 불안 등을 고려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연준은 올해 정책금리 인하를 예고했으나 서두르는 모양새는 아니다. 21일(현지시간) 미 연준이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이 목표치(2%)에 들어와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행보가 상반기까지 지속되다가 미국이 6월께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나서면 한은도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를 저울질 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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