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천 800억원 정부기금 美 빌딩 투자 손실 위기
- 글로벌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손실 확대 본격화
- 美투자 건물 가치...당초 가격比 30% 이상 폭락
- 투자 이자·원금 회수 난망...경영책임론 부각 우려

그래픽=파이낸스뉴스 이현진 기자
그래픽=파이낸스뉴스 이현진 기자

 

국내 금융권의 해외 상업용 투자 자산이 글로벌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손실 확대가 본격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정부 기금 수천억원 대를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을 보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부동산 침체가 단발적 현상이 아닌 악화가 더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투자금 회수는 커녕 손실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스테이트스트리트  빌딩.  (사진=웹 갈무리)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스테이트스트리트  빌딩.  (사진=웹 갈무리)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7년 주택도시기금 약 1천800억원을 투자한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스테이트스트리트 고층 빌딩은 공실률이 늘면서 건물 가치가 투자 당시 가격(1조4천억원)에 비해 30% 이상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은 오피스 수요 급감과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가중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재택근무가 정착된 데다 금리 불안정이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관한 정부 기금의 미국 부동산 투자 기대 수익률은 연 6%대며, 이미 지난해 하반기 만기를 넘겼다. 하지만 투자가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발행한 중순위 대출채권(메자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약정 이자와 원금 회수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손실이 확정된다면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 리스크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음 만기까지 미국 부동산 시장이 회복돼야 원금이라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 가격 지수가 2022년 고점 대비 20% 넘게 빠지면서 위기감이 커진 상태다. 

한편 금융투자사들은 2010년대 저금리와 세계 부동산 시장 호황기를 맞아 대규모 해외 부동산 투자를 진행해 펀드 만기가 도래하면서 손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이 국내 최대 해외 부동산 펀드 운용사라는 점에서 이같은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게 됐다는 것은 부동산 시장 침체를 감안하더라도 신뢰도가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부동산 펀드 투자 중심에는 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부회장이 있다. 최 대표는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부동산투자부문 대표,  미래에셋자산운용 부동산 부문 총괄 등을 거쳐 미래에셋자산운용 대체투자 부문 총괄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2021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직에 오른 후 연임돼 25년 이상 부동산 투자 부문을 이끌어 온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평가된다. 그는 지금까지 국내외의 다양한 부동산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자산운용에 기여해 온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과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최 대표가 쌓아온 전문 경영자로서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향후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가시화 되지 않을 경우, 투자금  이자와 원금의 회수가 어려워져 경영 책임에서 자유스럽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지난해 9월 기준 56조4천억원으로, 이 중 12조7천억원(22.5%)이 올해 만기가 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 보스턴의  빌딩 투자에 대한 손실 우려에 대해  "현재 대주 등 이해관계자와 원만한 협의로 임차인 유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본건 투자에 대한 전액 손실 관련이슈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9월 본격적인 리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PEF)인 글로벌 하버베스트 등 신규 임차인 유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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