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주주제안 수용과 주주환원·지배구조 개선 적극
관료 출신 사외이사 영입과 신사업 진출 등도 추진 계획

국내 기업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3월에 본격 시작된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기업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3월에 본격 시작된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기업의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 시작 되기에 앞서 주요 상장사들이 주총을 대비해 분주한 모습이다.

올해는 경영권과 주주환원 등을 둘러싼 표 대결이 첨예할 것으로 예상돼 막판까지 긴장감이 감돌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주주제안의 수용과 주주환원·지배구조 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우호지분 확보에 초점을 뒀던 이전과는 달리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을 제시하면서, 관료 출신 사외이사 영입과 신사업 진출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오는 20일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시한 것을 비롯해 상장사들이 차례로 주총을 열어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상정한다.

특히 정부가 한국 증시의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 하고 있어 기업들도 정부 정책에 부합해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지난해 기말 배당금을 역대 최대인 보통주 기준 주당 8천400원으로 책정했고, 기아 역시 기말 배당금을 전년 대비 2천100원 올린 5천600원으로 확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7천936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또 삼성물산도 자사주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조원 이상 규모를 소각할 예정이다. HD현대건설기계, SM엔터테인먼트 등도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텔레콤 등은 주총에 이사 보수한도를 축소하는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들은 주주환원 강화, 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 요청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금호석유화학, 고려아연,  한미약품 등 일부 기업들은 첨예한 내부 갈등이 주총으로 이어지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업들의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료 출신 사외이사 영입도 관심을 끈다. 

삼성전자는 기획재정부 1차관과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신제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했다.  신 후보는 금융·재정 전문가로서 회사의 자금 운용 및 글로벌 전략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전문적인 조언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기는 정승일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삼성중공업은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각각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LS일렉트릭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HD현대인프라코어는 성윤모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각각 영입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30대 그룹의 237개 계열사 중 지난 4일까지 신규 사외이사를 추천한 71곳의 주총 소집결의서를 분석한 결과, 신규 추천 사외이사 103명 가운데 39.8%(41명)가 전직 관료 출신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이번 주총에서 정관 변경 안건을 내놓으면서 신사업 진출도 적극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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