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금융 사외이사 보수...지난해 평균 7천531만원
- KB금융지주 사외이사 1억 이상, 농협금융 그 절반
- 사외이사 소속 기관 거액 기부...이해충돌 논란 소지

국내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지난해 평균 7천531만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지난해 평균 7천531만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기업의 주주총회 시즌이 되면서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안건 상정도 주요 관심사 중의 하나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각 부문의 최고책임을 지는 임원급(CXO)내부이사와 함께  새로 선임되는 사외이사의 면면이 기업의 이미지를 상징한다. 

사외이사는 회사에 상근하면서 업무를 담당하지는 않고, 이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회의에 출석해 주로 이사회 제출의안을 심의함으로써 회사의 경영에 참여한다.

그렇다면 흔히 '돈잔치'를 벌인다는 지적을 받는 고연봉 조직의 금융권 사외이사 연봉은 어떨까?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가 최근 공시한 '2023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회사의 사외이사는 지난해 평균 7천531만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급으로 환산하면 20만원에 가깝다.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총 37명이지만, 소속 회사 내부 규약상 사외이사 보수를 받지 않는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1명을 제외한 36명이 급여를 받는다.  

이들 사외이사들의 지난해 1인당 평균 근무 시간은 390시간으로 나타났다. 많게는 500시간 중반대부터 200시간 초반대까지 개인별 편차가 컸다.

사외이사들은 월 기본급, 회의 참석 수당 등 보수와 함께 종합건강검진 등 복리후생을 위한 혜택도 주어진다. 또 회의 당일에는 의전용 차량도 제공된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7명 중 3명이 지난해 1억원 넘는 보수를 받았다. 5대 금융 가운데 '억대 보수' 사외이사는 KB금융에만 있었다.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는 9명 중 7명이 8천만원대 보수를 받아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하나금융지주도 사외이사 2명이,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4명이 8천만원 이상이었다.  

반면,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7명의 평균 보수는 5천701만원으로 다른 지주보다 낮은 편에 속했다.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매달 통상 400만∼450만원의 기본급을 받았다. 이사회가 열리지 않아도 기본급은 지급됐다.

여기에 이사회에 한 번 참석할 때마다 100만원의 수당이 추가로 지급된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 각종 소위원회 참석에도 수당이 따라붙었다. 일종의 '거마비'인 셈이다. 

이 외에도 사외이사들에게 직간접으로 제공되는 부가급여나 혜택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예로,  금융지주 계열사들이 사외이사가 속한 외부 기관이나 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하거나 더 나아가 기존 기부금을 증액한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기부와 사외이사 직무 간의 연관성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해충돌이나 대가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각사 연차 보고서에 기록하지 않은 무형의 혜택이 더 있을 것"이라며 "사외이사에게는 골프장 부킹 등 사실상 컨시어지 서비스가 제공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회사의 사외이사는 이사회에서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의사결정, 대표이사의 선출, 대표이사의 업무집행에 대한 감독, 경영진의 업무집행에 대한 감독·감시 기능을 수행한다.

그런 만큼, 사외이사는 경영진과는 독립적인 관계에서 객관적으로 회사의 경영 상태를 감독하며 편견 없는 자문을 제공할 수 있어야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거버넌스)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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