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매입 과정에서 담보 가격 부풀려 부당대출 적발
내부감사서 배임 사실 뒤늦게 발견...‘사후약방문’ 행태

KBㄱ구민은행 전경.  (사진=KB국민은행)
KBㄱ구민은행 전경.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에서 부동산 담보 가격을 부풀려 적정 수준보다 더 많은 100억원대의 부당대출을 해준 금융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초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해 금융감독원에 보고했고, 금감원은 지난 11일부터 현장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도 안양지역 KB국민은행 A지점은 모 상가 분양자들에게 대출을 내주는 과정에서 매입가가 아닌 분양가로 담보 가치를 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 동안 미분양 상태였던 해당 상가가 담보로 잡힌 상태에서 담보 가치를 분양가로 산정해 과다 대출로 배임이 이뤄졌다. 장기 미분양으로 인해 실제 할인 매입가가 당초 분양가보다 낮았는 데도 자의적으로 원분양가를 적용해 104억원의 담보대출을 해줬다. 

은행원이 담보에 대한 대출한도액을 초과하거나 담보로 할 수 없는 물건을 바탕으로 대출한 경우 업무상 배임 혐의에 해당한다. 은행의 실제 손실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횡령·배임 등과 관련 여부는 금감원 검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 당국이 내부통제를 계속 강조하고 있는데도 은행권의 횡령과 배임 등 금융사고는 끊이질 않는다.  앞서 최근 NH농협은행에서도 110억원 규모의 대출사고가 적발돼 금감원의 검사를 받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5일 업무상 배임으로 109억4천733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여신 업무 담당 직원이 부동산 관련 담보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역시 담보 가치를 과다 산정해 배임 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농협은행과 마찬가지로 KB국민은행도 내부 감사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는 사후약방문 행태가 반복되고 있어 "적시 조기 내부통제"가 작동되지 않는 점이 연이어 지적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 의원(국민의힘)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7년부터 2023년 7월까지 금융권 배임액 규모는 1천13억 8천만원으로 집계됐으며,  배임을 저지른 임직원 수는 총 84명이었다. 

KB국민은행의 해당 직원은 현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며 금감원의 검사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 측은 “자체 검사를 통해 해당 사건을 확인했다”면서 “현재 금감원 검사 중이라 자세한 사항은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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