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양행, 28년 만에 ‘회장직’ 부활...창업주 손녀는 ‘반대’
- 특정인을 회장직에 앉히기 위한 사전 포석이란 주장 제기
- 창업주인 유일한 박사의 ‘기업은 사회와 직원의 것’ 강조

15일 서울 대방동 본사 강당에서 열린 유한양행의 제101기 정기 주주총회장 입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15일 서울 대방동 본사 강당에서 열린 유한양행의 제101기 정기 주주총회장 입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유한양행에서 '회장·부회장직'을 부활시키는 직제 개편안이  주주총회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의결됐다. 창업주인 고(故) 유일한 박사와 연만희 고문이 1996년 회장직에서 물러난 지 28년 만이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15일 서울 대방동 본사 강당에서 열린 제10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 및 부회장직을 신설하는 안건이 95% 찬성률로 가결됐다. 

유한양행은 1962년 창립 이후 단 두 명의 회장만 있었으며, 연 고문이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지금까지 대표이사 사장 체제를 유지해 왔다. 

이날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급히 귀국한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손녀인 유일랑 유한학원 이사가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통과됐다. 

유한양행으로선 회장직 신설이 매우 민감한 문제였다. 이는 창업주인 유일한 박사의 ‘기업은 사회와 직원의 것’이라는 이념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최근 주총 안건에 회장직 신설 건이 상정되자 자칫 회장직이 개인의 회사 사유화를 위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반발이 일었다. 직원들도 이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며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유일랑 이사도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유 이사는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단 하나다. 할아버지의 뜻과 정신”이라며 “(어떤 결정이든) 그것이 얼마나 정직한 방법으로 이뤄졌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장직 신설에 대해 일각에선 특정인을 회장직에 앉히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면서 이정희 유한재단 이사회 의장(전 유한양행 대표)이 회장직에 오르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유한양행이 글로벌 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언젠가는 했어야 할 일”이라며 회사 규모가 커지며 원활한 인재 영입을 위해 회장, 부회장 등 더 많은 직급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년 후 다가올 유한의 100년사 창조를 위해 올해 글로벌 혁신 신약으로 당당하게 서게될 렉라자를 필두로 유한양행의 비전 ‘Great Yuhan, Global Yuhan’을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선임의 건(사내이사 2명,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1명) △감사위원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일부 변경의 건을 처리했다. 이와 함께 보통주 1주당 배당금 450원, 우선주 460원의 현금배당(총 321억)을 실시하기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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