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작년 4Q부터 반도체 반등으로 실적 개선세
- SK하이닉스, 침체기 벗어나 호황기로 접어드는 양상
- LG전자, 캐시카우·미래 전략사업에서 두루 성과 도출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사진=삼성전자)

국내 전자업계가 이번주부터  발표하게 될 지난해 실적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전자업계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도 반도체 업황이 작년 하반기부터 기지개를 켜자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지가 초점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24일)를 시작으로 SK하이닉스와 LG전자(25일), 삼성전자(31일) 등이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8일과 9일 각각 잠정실적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에서는 구체적인 실적이 공개될 전망이다.

지난 8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6조 5천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4.9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15년 만에 가장 적은 연간 영업이익으로, 매출은 258조 1천6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4.58% 줄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2008년 6조 319억원 이후 15년 만으로 반도체 실적 부진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반도체 불황 여파로 반도체 사업이 주축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작년 3분기까지 12조원대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작년 4분기부터 반도체 훈풍으로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조 8천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03% 줄었으며 매출은 67조원이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6천400억원을 시작으로 2분기 6천700억원, 3분기 2조 4천400억원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 회복으로 DS 부문 적자가 축소되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 분기 대비 메모리 출하량이 증가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면서 DS 부문 적자 폭이 줄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DS 부문 분기 영업손실은 작년 1분기 4조 5천800억원, 2분기 4조 3천600억원, 3분기 3조 7천500억원에 이어 4분기에는 1조∼2조원대까지 대폭 줄어들었을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 실적을 더하면 DS 부문 연간 적자는 14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SK하이닉스)

이번 실적 발표 시즌의 최대 관심사는 SK하이닉스로 흑자로 전환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0조 4천447억원, 영업손실은 896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업손실은 직전 분기(1조 7천920억원) 대비 95% 감소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침체기를 벗어나 호황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이끄는 고부가 메모리인 HBM3(고대역폭 메모리)의 수요 증가도 버팀목이 되고 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모델로,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거 탑재된다.

생성형 AI 서버에 탑재되는 HBM3 가격은 기존 메모리보다 6배 이상 높아 수요뿐 아니라 수익성 면에서도 큰역할을 한다.  

특히 HBM 시장의 미래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HBM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 51억7천700만 달러(6조 8천억원)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도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HBM 시장 규모가 연평균 45%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 여의도 사옥. (사진=LG전자)
 LG전자 여의도 사옥. (사진=LG전자)

LG전자도 역시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치된 의견이다. LG전자는 작년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84조 2천804억원, 영업이익 3조 5천485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3천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0.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23조1천5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증가했다.

경기둔화로 인해 수요회복이 지연되고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는 여건에서도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데 따라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액은 주력사업의 견고한 바탕에다 B2B(기업간거래) 사업 성장이 더해지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지난 3년간 LG전자 매출액 연평균성장률(CAGR)은 13%를 넘어서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 역시 직전 년도 수준의 견조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생활가전 사업 부문에선 연매출 3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제품의 대중소비층과 신제품 다양성을 확대하는 전략적 시장공략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장사업 역시 연매출 1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주요 수익창출(캐시카우) 사업과 미래 전략사업에서 동시에 성과를 이끌어 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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