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변화에 민첩 대응해 리더십 발휘한 전략가
- 고객 만족 영업 기반 선제적으로 AI 시장을 개척
- ‘글로벌 No.1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를 향해 박차
- 경쟁력 확보 비결 ‘관성 탈피· 혁신’, ‘소통과 이해’

▲SK하이닉스 ‘탑팀’의 신설 조직인 ‘AI인프라(AI Infra)’를 맡은 김주선 사장. (그래픽=파이낸스뉴스 이현진 기자)
▲SK하이닉스 ‘탑팀’의 신설 조직인 ‘AI인프라(AI Infra)’를 맡은 김주선 사장. (그래픽=파이낸스뉴스 이현진 기자)

 

SK하이닉스에는 '탑팀(Top Team)'이라는 인적 시스템이 있다. 회사의 주요 사업 부문을 관할하고 있는 경영진으로 짜여진 '브레인 파워' 협의체라고 할 수 있다. 

이 탑팀에 올해 새로 신설된 조직인 'AI인프라(AI Infra)'를 맡은 김주선 사장이 합세했다. SK하이닉스가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위상을 확보하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 게 바로 김 사장이다.

SK하이닉스 '탑팀'의 신설 조직인 'AI인프라(AI Infra)'를 맡은 김주선 사장.  (사진=SK하이닉스 이하 동일)
SK하이닉스 '탑팀'의 신설 조직인 'AI인프라(AI Infra)'를 맡은 김주선 사장.  (사진=SK하이닉스 이하 동일)

김 사장은 글로벌 시장 변화를 민첩하게 파악하고 고객과 긴밀하게 협업해 시장 리더십을 챙긴 전략가로 혜안이 있었다. ‘AI 메모리는 SK하이닉스’라는 인식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그는 올해 사장으로 승진해 새 조직 AI 인프라의 수장이 된 것이다.

GSM(Global Sales & Marketing) 담당을 겸하며 핵심 조직을 총괄할 김 사장은 글로벌 AI 시장을 진두지휘할 채비를 마치고 출발선에 서 있다.

<파이낸스뉴스>는 SK하이닉스의 핵심 영역으로 신설된 AI 인프라 최고경영자(CEO) 김주선 사장의 경영전략을 들어봤다.

◆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Q.  먼저 최고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게 된 배경은 무언가. 

▶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점유율 1위 SK하이닉스.' 간결하게 표현된 문장이지만, 회사가 이 지위에 오르기까지에는 많은 이의 땀과 노고가 있었다. 

참고로,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이다. 1세대에서 5세대까지 순으로 개발됐다. 

고성능 제품을 개발하고자 고군분투하는 기술진, 수율 개선을 위해 밤낮없이 연구하는 엔지니어, 수익성 강화를 위해 발로 뛰는 사업부 등 여러 조직이 달성한 성과가 모여 마침내 ‘시장 점유율 1위’라는 고지에 올랐다. 

Q. 올해 새로운 조직으로 'AI 인프라'를 편제했는데 구성은. 

우선 'AI 인프라(AI Infrastructure)'는 AI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서비스를 구축, 테스트, 학습, 배치하기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 및 구성 요소를 의미한다.

새 조직을 신설하게 된 것은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리더십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서다. 산하에는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GSM, 전사 HBM 역량을 결집해 출범한 HBM 비즈니스, HBM 이후 미래 제품·시장을 탐색(Beyond HBM Pathfinding)하는 MSR(Memory System Research)로 구성돼 있다.

Q. 새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포지셔닝 전략인가. 

▶ AI 시대를 이끌기 위한 핵심 메시지는 “관성을 벗어나 혁신 추구하라”다. 새로운 조직은 기업의 이정표 역할을 한다. 새 조직의 목표에는 회사가 나아갈 방향성이 담기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AI 인프라는 SK하이닉스의 이정표와 같다. HBM 사업을 총괄하고 나아가 미래 사업까지 발굴하는 이 조직은 회사가 AI 메모리를 중심으로 지향해 가는 미래 방향성을 보여준다.

AI 인프라의  리더와 구성원들은 전사와 협업해 AI 메모리와 차세대 제품을 기획하고, 고객이 만족하는 영업을 펼치며 선제적으로 AI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구체적으로, 고객별 요구에 맞춰 차별화한 스페셜티(Specialty)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고, 거대언어모델(LLM)을 분석해 최적의 메모리를 개발한다. 또 커스텀(Custom) HBM의 콘셉트를 구체화해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제안하는 등의 업무를 추진한다.

Q.  새로운 조직의 수장을 맡은 만큼, 어깨가 무거울텐데.

▶ 당사가 AI 비즈니스의 선봉에 서 있기에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낀다. 그만큼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관점에서 경영 환경을 들여다보고, 구성원들에게 명확한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비전을 보여주는 것만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방향성을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성 탈피를 통한 혁신을 강조한 것은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집중해야 할 일에 몰입해 가치를 만들라는 것이다.

Q. '관성 탈피· 과감 혁신'이 구성원들에겐 어떤 의미인가. 

▶ AI 중심으로 시장이 급격히 변하는 환경에서, 기존처럼 일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바꿀 건 유연하게 바꾸며 고객 요구를 파악하고 지원해야 한다.

관성을 벗어난 혁신을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업무 구조를 재구성하고, 고객의 니즈와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명확히 파악한다면 AI 시장을 우리에게 더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 구성원들 역시 불필요한 업무는 과감히 줄이고 늘 새로운 생각으로 혁신을 추구했으면 한다. 

Q. GSM 조직을 이끌며 직접 실행에 옮긴 혁신의 사례는.

▶ 지난 수 년간 GSM 조직을 이끌며 관성을 버릴 때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지 몸소 보여줬다. 시장 예측 툴 MMI(Memory Market Index)를 개발했다.

또한 HBM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해 AI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진 점은 대표적인 성과로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시장 예측은 개발, 제조, 구매, 영업, 마케팅 등 여러 조직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돼 예측률이 떨어졌다.

그래서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면 달라질 것이 없던 상황을 깨달아 원팀 체제를 구축하고, 전사 자원을 효율적으로 집행해 시장 변화 및 운영 이슈에 빠르게 대응하는 역량을 보강했다. 덕분에 6개월 이상 앞선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고, HBM 수요에도 적기에 대응할 수 있었다.

Q.  구체적으로 HBM 시장 1위를 석권한 비결이 있다면.

▶ 물론, MMI만으로 이뤄낸 성과는 아니었다. HBM 시장 1위는 나름의 전략적 영업력, 그리고 구성원의 조직적 협업까지 어우러진 결과물이었다고 생각한다. 먼저 AI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기업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 놓았다.

고객사의 높은 신뢰와 전폭적인 협력에 힘입어 안정적인 HBM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여기에 HBM 유관 부서들이 원팀으로 협업한 덕분에 고객이 만족하는 최상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고, 시장 점유율 1위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런 노력은 DDR5를 비롯해 여타 제품에서도 빛을 냈다. 서버 고객사와 조기 협업을 시도하고, SK하이닉스가 고성능 DDR5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를 거머쥘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또, D램 평균판매단가(ASP)에서 우위를 거둬 지난해 4분기 업계 최초 흑자 전환의 단초를 마련했다.

Q.  그간의 경륜으로 'AI 인프라' 의 도약을 위한 로드맵은. 

▶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AI 인프라를 이끌어 ‘글로벌 No.1 AI 메모리 프로바이더(AI Memory Provider)’를 향해 박차를 가할 것이다. 이에 대한 로드맵은 이미 그려졌다.

미래 시장 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파트너십이다. 신뢰가 공고하게 다져진 파트너십에 기반해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적기에 지원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당사의 압도적인 기술 및 품질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극대화할 것이다. 특히 시장에서 성장세를 타고 있는 고객과 소통하며 페인 포인트를 발굴·해결해 줄 것이다.

이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 가이드를 제시하고, 당사 기술과 제품이 시장의 표준이 되도록 리드하고자 한다. 

Q. 좋은 성과를 거두는 데 있어 또 어떤 덕목이 요구되는가.

▶ 당사 상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고객과 긴밀하게 소통했기에 누구보다 빠르게 결정하고 움직일 수 있었다. 이런 감각을 활용해 시장을 공략한 덕분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요소는 ‘패기와 끈기’다. 신규 고객을 발굴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관계를 돈독히 다지는 데 있어 무엇보다 패기와 끈기가 큰 역할을 했다. 바로 이 점을 SK하이닉스 구성원들에게도 당부하고 싶다. 

곧, 어떤 난관에 맞닥뜨리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패기와 끈기로 맞서면 고객의 신뢰와 값진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마음에 새기고 목표 달성을 위해 맡은 바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 

Q. 끝으로 새 조직의 사령탑을 맡은 출발선에서 각오는.

▶ 미래 성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앞으로도 ‘AI 메모리는 SK하이닉스’라는 명제에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도록, 소통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제품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

아울러 SK하이닉스가 글로벌 No.1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하는 데 있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조직을 만들겠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리더들이 성과를 내고, 구성원 모두를 원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솔선수범해야 한다.   

인터뷰 내내 김 사장의 얘기는 '믿고 맡기는 AI 리더십의 전략가'다운 모습처럼 힘이 있고, 확신에 넘쳐 있었다.

이런 자신감뿐 아니라 김 사장의 청사진이 기대되는 이유는 33년간 현장에서 쌓은 전문성, 그리고 리더로서 보여준 전략가적 면모 때문일 것이다. 

1991년 2월 반도체 FAB 생산팀으로 입사한 김 사장은 여러 부서에서 일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2017년부터는 GSM 영업본부장을 맡으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모든 노력을 쏟았다. 

연합뉴스 제공

특히, 중화권 MCP(Multi Chip Package) 점유율 확보에 큰 힘을 보탰다. 이어 2021년부터는 GSM 담당과 미주법인장을 겸하며 미국 시장 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MCP는 2개 이상의 메모리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 올려 하나의 패키지 상태로 만든 제품이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모바일용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을 하나의 패키지 내에 구성한 제품들이 있다.

그가 ‘영업 귀재’로 불리는 배경이다. 이렇듯 김 사장은 빠른 판단과 실행력으로 D램과 낸드를 아우르며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 나갔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김 사장은 ‘소통과 이해’라고 말했다.

◆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사장 프로필

- 1966년 출생
- 성균관대 산업공학 학사
- AI Infra 담당 및 GSM 담당 및 미주 담당

 

▶본 기사는 <사실너머 진실보도> 파이낸스뉴스 신문 5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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