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 이후 24년 만에 부활한 ‘토요사장단회의’ 소집
- 핵심 계열사 CEO들 ‘전략글로벌위’서 그룹 현안을 점검
- 최태원 회장 신년사 “느슨해진 거문고 줄 다시 팽팽하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거문고 줄 고쳐 매듯 경영시스템을 다듬어 나가자"면서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정신 자세를 강조했다.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거문고 줄 고쳐 매듯 경영시스템을 다듬어 나가자"면서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정신 자세를 강조했다.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자”며 긴장감을 불어넣은 데 이어 지난 17일  SK그룹의 ‘토요사장단 회의’가 24년 만에 수도권 모처에서 열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날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토요사장단회의는 지난 2000년 7월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후 처음 열렸다. 

SK그룹은 그동안 한 달에 한 번 평일에 개최하던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를 격주 토요일에 열기로 했다. 이 회의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핵심 계열사 사장이 모두 참석해 그룹 경영 전반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는 최 의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진 6~7명가량이 참석해 최근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대내외 경영 환경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말 인사에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은 후 24년 만에 ‘토요사장단 회의’를 재도입했다. (사진=SK)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말 인사에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은 후 24년 만에 ‘토요사장단 회의’를 재도입했다. (사진=SK)

전략글로벌위원회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이 수펙스 의장을 맡은 뒤 내부 논의를 거쳐 2주 간격으로 토요일에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회의에서는 경영 현안을 공유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 임원들의 대면보고도 대폭 확대했다.

이에 따라 수펙스 소속 임원들도 사장단 회의가 열리는 토요일에 동시 출근해 회의 진행에 함께했다. 아울러 수펙스 임원들은 월 2회인 금요일 휴무 제도를 '자율 운영'하기로 했다. 이는 사실상 금요 휴무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수펙스는 2주 동안 근무시간 80시간(주 40시간)을 다 채우면 격주 금요일마다 쉴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운영해 왔다. 업계에선 수펙스에서 시작한 금요 휴무 금지가 SK 계열사 전체 임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한다. 

그룹 안팎에선 지난해까지 주요 신사업 분야에서 투자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자 경각심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주말 회의를 부활시킨 게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를 반영하듯, 최 SK 회장은 올해 1월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경영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내실을 갖추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라며 ‘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 줄을 고쳐 매다)의 자세를 주문한 바 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달 중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을 방문할 계획으로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나간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모바일·정보기술(IT)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참석 일정이 잡혀있다. 

Copyright © 파이낸스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