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軍 모형 장갑차 당근 마켓 2500만원 매물 거래..일파만파
- 방위산업 관련 불용 장비 시제품 모델 ‘보안의 사각지대’

현대로템 무인장갑차 중고 마켓 거래...이용배 사장도 몰랐나? “방산 모형제품 ‘보안’ 상관 없다” 발뺌 ㅣ파이낸스뉴스TV

국내  한 유수 방위산업 기업에서 사업화를 위해 모형물로 제작한 군용 무인차량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보안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차량은 국가 무기체계 연구기관이 개발 중인 사업과 잠재적으로 연관돼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산업체는 군사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한 무기, 탄약, 군사장비 등을 개발, 생산, 판매하고 있어 국가의 안보와 안전에 막중한 책임을 맡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한 매체는 현대로템이 개발한 6륜 장갑차 모형물이 중고 거래 마켓 매물로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 차량은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무인차량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현대로템이 자체 개발한 모형 제품이다.

이 제품은 국내 여러 전시회 등에서 활용된 후 경기도 모 지역 소재 고물업체에 수백만의 가격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마켓에 매물로 올라온 방산장비의 거래안내 자료.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마켓에 매물로 올라온 방산장비의 거래안내 자료.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파이낸스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에 문제가 된 6륜 장갑차 모형물은 2014년경 현대로템이 국가 방산연구기관의 개발 사업 참여를 타진하기 위해 시제품 모델로 제작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방산사업으로 채택되지 않자 현대로템은 이를 전시용으로 활용하며 보관해오다 수년 전에  관련 업체에  소정의 대금을 지불하고 폐기처분을 의뢰했다.

문제는 결과적으로 이 방산 관련 물건이 완전 폐기처분되지 않고, 수 년이 흘러 버젓이 온라인 마켓에서 일반에 공개적으로 수 천만원에 거래되는 시점에서야  드러났다는 점이다.

현대로템은 폐기물 처리 업체에  방산 물건을 폐기처분 의뢰한 것으로 보안 관리를 종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번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보안 경각심을 재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뒤늦게 방산 모형물의 거래 사실이 확인되자, 방산물() 제작기업인 현대로템이나 국방부·방위사업청 등 방산당국은 해당 사실에 대해 "보안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보안 전문가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보안에는 과유불급이란 있을 수 없다" 면서 " 착상만으로도 중요 정보인데 심지어 모형물일지라도 그것을 통해 사업의 방향성이나 구도를 노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이 제작한 방산장비 모형물 모습.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현대로템이 제작한 방산장비 모형물 모습.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그러면서 "특히 방산은 국가의 안보와 직결된 문제로 '완벽한 보안'은  철칙이다"라며 " 이번 방산물 관련 건도 완전 폐기된 상황까지 점검했어야 마땅했다"고 보안의 사각지대를 꼬집었다.

특히 방산업체의 '보안의식'은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최우선 고려사항이다. 선진국의 보안 관리 매뉴얼에서도 '무엇이 잘못 될 수 있을까?'(What can go wrong?)를 제일 먼저 예견하는 것이 위험 관리 프로세스의 근본 원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출처=현대로템 홈페이지
출처=현대로템 홈페이지

이에 따른다면 이번 현대로템 방산물의 목적 외 유출 사건은 방산업체 보안의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그동안 방산업체의 사업 관련 정보 유출  사고  빈발은 바로 이 같은 보안의식 결여에서 비롯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대로템 관계자가 이번 문제가 된 방산물 모형이 "자체 돈을 들여 제작했다면서 폐기업체에서 임의로 판매한 것으로 회사(현대로템)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 회피에 급급할 게 아니라 모형물의 방산장비가 또 다시 진행될 수도 있는 만큼,  불용 방산물의 폐기 종료까지 최종 확인하지 않은 것은 리스크 관리가 부실했다는 것을 노출시킨 셈이다.

사진=현대로템
사진=현대로템

특히, 방산기업의 보안의식 등 리스크 관리도 최고경영자(CEO)가 가장 중시해야 할 '리더십 요소'로 꼽힌다. 2020년 경영난을 겪던 현대로템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용배 사장은 취임 5년 차를 맞아 내실경영의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이 사장은 방산 분야에서도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 2022년 사상 첫 완성품으로 K-2 전차를 폴란드에 수출해  '신뢰'와 '납기'의 경영방침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불용 방산장비의 폐기처분 부실로 현대로템이 보안의식의 허점을 보였다. 최근 K방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시점에  리스크 관리도 내재화 돼야  할 대목으로 거론된다.  

그런 점에서 현대로템은 국가 기반의 주요 방산기업으로서 '상황 설명'에만 그칠 게 아니라 '리스크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  향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안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보완책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사실너머 진실보도> 파이낸스뉴스TV 영상,  신문9면에 실릴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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